임성규 신임 민노총 위원장이 1일 "(성폭행 사건으로 인한 질타 등) 모든 것을 털어내고 사회연대노총으로 다시 탄생해 이명박을 꺾는 5·1절 투쟁, 6월 투쟁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 파문으로 전(前) 집행부가 물러난 후 이날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단독 출마해 위원장에 당선됐다. 민노총 홈페이지에 오른 '정세와 투쟁과제'라는 문건도 '5월 1일 노동절 투쟁을 통해 제2 촛불항쟁의 불씨를 댕기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사람들이다. 지난달 NCC 영진약품 승일실업 진해택시 그랜드힐튼호텔 등의 노조가 민노총을 탈퇴했다. 민노총의 탈퇴 도미노는 민노총 집행부가 조합원과 아무 관계 없는 정치 투쟁에만 골몰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민노총 탈퇴를 추진 중인 인천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위원장 되고 첫해인) 2006년에만 민노총 공공연맹으로부터 평택미군기지 저지, 한미FTA 저지 같은 정치투쟁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무려 111차례나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민노총엔 '중앙파' '현장파' '국민파'라는 3대 파벌이 있다. 임 위원장은 '중앙파' 소속이다. 신임 집행부가 정상적인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성폭행 사건에 사과부터 해야 옳은 일이다. 그런데 당선되자마자 제2의 촛불투쟁 어쩌고 하는 말부터 꺼냈다. 선명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타협한다, 변절했다 해서 자리가 위태해지는 것을 겁내서다. 2005년 2월 1일 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파벌 간 난투극으로 연단에 시너까지 뿌려졌다. 국민파 집행부가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추진하자 다른 파벌들이 "정부에 양보하지 말라"며 대의원대회를 뒤집어엎으려 한 것이다. 국민파 집행부는 그해 10월 결국 밀려났다. 허구한 날 파벌 간에 멱살잡이를 벌이고 입만 열면 정권을 타도하겠다고 외쳐대는 민노총이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

노동부는 민노총 같은 상급단체에서 탈퇴하는 것이 '조합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되는지,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어야 하는지 유권해석을 내려달라는 인천지하철노조의 신청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인천지하철노조는 지난달 민노총 탈퇴를 조합원 총회에 부쳐 63% 찬성을 얻었지만 3분의 2가 못 됐다는 이유로 부결(否決) 처리됐었다. 노동부는 상급단체 탈퇴 요건을 유연하게 해석해서 노조들이 민노총의 정치투쟁 사슬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