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위작 논란 빚은 자수명장(名匠) 작품 유네스코 수상 취소 '국제 망신'[알림내용 있음]

    입력 : 2009.03.31 03:27 | 수정 : 2009.05.06 10:22

    유네스코가 지난해 10월 우수 수공예품으로 선정한 '자수 명장(名匠)'의 작품이 위작 논란 끝에 수상 취소돼 국제 망신을 당하게 됐다.

    유모(53)씨는 지난 2002년 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매년 최고 기능인을 뽑아 수여하는 '명장'(자수공예 부문)에 선정됐다. 그 후 유씨는 '대한민국 자수 명장'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였고, 2005년에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이 열린 부산 벡스코 회의장에 작품을 전시했다.

    지난해 10월 유씨가 출품한 '십장생(十長生) 돌띠' 등 전통 수공예품 12점이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우수 수공예품에 선정됐다. 사라져가는 전통 공예품을 보호하고 현대에 맞는 공예품 제작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유네스코가 국가별 공예전문기관과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몇 달 뒤 유씨의 미국인 제자 A씨가 "십장생 돌띠는 내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나왔다. 국내 홍보 및 참가 대행을 진행한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은 "수년째 유씨로부터 자수를 배우고 있는 A씨가 '내 작품을 유씨가 자기 이름으로 냈다'고 유네스코 본부에 이의를 제기해 유네스코에서 출품 경위 등을 조사했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수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유네스코가 우수 수공예품으로 선정한 십장생 돌띠. 위작 논란 끝에 선정 취소됐다.
    이에 대해 유씨는 "수업 중 A씨와 함께 만들었던 작품을 본인의 양해를 얻어 제출했다. 작품의 소유권이 A씨에게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이디어와 도안 등은 내가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작품을 출품할 때 함께 제출한 참가 신청서에도 A씨가 제작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는 게 진흥원의 설명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전통공예계는 "제자의 작품을 도와주고 슬쩍 자기 이름으로 출품하는 고질적 병폐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통공예인은 "전통공예계는 집단창작이 특히 많아 말썽이 잦고, 그래서 최근에는 전승공예대전 같은 미술대전 출품작은 작품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 이름을 모두 써주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한국 전통공예의 위신을 떨어뜨린 소동이 정부기관 간 업무 혼선이 빚어낸 결과라는 비판도 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인간문화재는 중요 무형문화재 보유자(문화재청), 지방 인간문화재(지방자치단체), 명장(노동부) 등으로 지원 기관이 혼재돼 있고 지원금 관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등 중구난방이라 검증·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육성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알려왔습니다
    ▲3월 31일자 A17면 '위작 논란 빚은 자수名匠 작품' 기사에 대해 유희순 명장은 문제가 된 작품은 미국인 제자 A씨와 함께 만든 것이고, 그의 동의하에 유네스코측에 샘플로 제출한 것이므로 A씨의 창작물을 내것인 양 제출한 것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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