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에 접어든 탤런트 출신 P씨는 한때나마 브라운관에서 주목을 받았던 연기자다. 아직 미혼이고 지금은 의류사업과 주류판매업 등을 하며 전혀 새로운 삶을 살고있다.

연기세계를 떠난지 10년이 가까워졌지만 더러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는 "이제 탤런트라는 호칭이 더 불편하고 부자연스럽다"고 말한다.

"더이상 연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연예계를 떠난 P씨. 그녀가 돌연 연예가를 떠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언젠가 그녀는 자신이 두번 다시 연예인을 하지 않기로 작심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녀는 성격도 털털하고 대체로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붙임성도 좋아서 신인 때부터 드라마 PD들한테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그녀가 연기생활 5년을 넘긴 이후부터 깊은 회의에 빠졌다.

"새 드라마에 캐스팅이 돼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본을 받으러 가면 으레 더블 캐스팅이 돼 있었다." 말하자면 PD가 또다른 비슷한 레벨의 다른 연기자를 같은 배역에 캐스팅을 해놓고 저울질을 한다는 얘기였다.

그녀는 '이 배역을 내것으로 하려면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같다'는 심리적인 부담을 받곤했다.

"신인 때는 워낙 스타가 돼야한다는 부푼 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원래 다 그런가 보다 했다. 한데 몇년 지나고 보니 매번 그래야 하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스타가 되는 것 또한 부질없다고 믿어졌다."

P씨가 암시하고 있는 '그 무엇'의 존재와 '은근한 요구'가 그녀를 압박했고, 결국 연예계를 떠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장자연 문건이 공개된 뒤 연예계는 이래저래 뒤숭숭하다. 물론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용중 일부는 당사자가 겪었다는 실제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어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

연예계 안팎에서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얘기다" "요즘같은 세상에 말이 되느냐"는 측과 "연예계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신인 여자연예인들이 심야에 작품관련 주요인사나 광고주의 술자리에 참석하는 일은 지금도 있다"는 측이 엇갈린다.

이런 지적은 '연예가 X파일' 같은 문건이 공개됐을 때도 무성한 소문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실체를 확인하지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됐다.

이번 파문 역시 장자연이 남긴 문건이 없었다면 "일부 탈선매니저들의 부도덕한 행각쯤"으로 덮여지고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당사자들의 소속사 사무실과 자택, 고 장자연의 집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 이상 문건에 담긴 내용의 진위 여부는 물론 그동안 소문으로만 남아있던 의혹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ee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