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 등 한국을 보는 시선을 형성하는 데에는 주변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이 10일 히스패닉계 상공회의소에서 미국의 공교육 개혁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언급한 배경으로는 한국계인 미셸 리(Rhee) 워싱턴 DC 교육감이 거론된다. 리 교육감은 교원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DC의 공교육에 대한 개혁을 실시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커버 스토리로 다루는 등 미 교육계가 주목하는 인물. 오바마 대통령이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고 교사들의 책임감을 강조한 것은 리 교육감이 워싱턴 DC에서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전 하와이에서 함께 골프를 쳐서 널리 알려진 대통령 특별 비서관(special assistant) 유진 강(Kang)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비서관은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선정한 '52명의 오바마의 사람들'에 포함될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 올해 25세에 불과하지만 한국에서 이민 온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 정치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한다. 그는 대선 기간 중에 오바마 후보를 늘 수행했고, 현재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는 유일한 한국계다. 강 비서관은 작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 직후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의 백악관에는 이밖에도 여러 명의 젊고 똑똑한 한국계가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백악관 입법(立法) 특별 비서관인 크리스토퍼 강(Kang·33)은 조지 W 부시(Bush) 행정부에서 국가장애위원회 위원(차관보급)으로 활동한 강영우 박사의 둘째 아들. 시카고대 재학 시절 봉사활동을 하면서 당시 학생처 부(副)처장으로 근무하던 미셸 오바마 여사를 처음 만나 오바마 부부와 인연을 맺었고, 작년 대선이 끝난 직후 바로 백악관 근무가 확정됐다. 백악관의 필 쉴리로(Schiliro) 법률 담당 수석 보좌관을 도와 미 상원과 관계된 법안 등을 담당한다.
민주당 본부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담당 부국장으로 활동하던 엘리자베스 김(여)도 국방부 연락관으로 백악관에 합류했다. 그는 작년 대선 초반에 오바마의 정치 고향인 시카고에서 초기 홍보 전략에 관여했다. 이밖에도 한국계인 헬렌 홍(Hong), 에나 김(Kim)이 백악관에서 근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