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中) "남중국해 건드리지 마"

입력 2009.03.11 03:12 | 수정 2010.07.08 17:49

영유권 분쟁 속 美 해양관측선 위협… "오바마 정권 시험" 분석도

중국 선박들이 남(南)중국해에서 미국의 해양관측선을 위협한 사건이 발생해 양국이 "국제법 위반"(미국) "불법 관측활동"(중국)이라며 서로를 비난하고 나섰다.

최근 두 나라는 금융위기 등 각종 국제문제에서 '협력'을 다지고 있는 상황. 지난달 20일 방중(訪中)한 힐러리 클린턴(Clinton) 국무장관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영향력이 큰 두 나라가 힘을 합쳐 위기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고, 양국은 지난 1일 베이징에서 가진 국방정책조정회담에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계속된 무기 공급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차관급 군사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었다. 또 다음 달 2일에는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 주석이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런 '협력 모드'에서 중국이 선박 위협사건을 벌인 것은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확실히 하고, 취임 초 미 정부를 시험하려는 중국의 고의적인 행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중국 선박의 위협, 국제법 위반"

미 국방부는 9일 "남중국해의 하이난섬에서 120㎞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중국 선박 5척이 비(非)무장 선박인 미 해양관측선 임페커블(Impeccable)호에 8m 정도까지 접근해 떠날 것을 요구했고, 미 선박이 움직이는 길목에 나무를 떨어뜨리기도 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선박이 중국 선박들에 호스로 물을 뿌리며 떨어질 것을 요 구하자 일부 중국 선원들은 속옷만 입고 조롱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선박의 행동은 공해의 합법적인 사용자에 대한 안전과 권리를 존중하도록 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해상 도발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마차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선박이 중 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고 우리나라의 경제수역에서 활동한 것은 국제해양법과 중국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 해양관측선에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중국, '앞마당' 영유권 강화 차원

중국이 미국과 차관급 군사 교류를 재개하기로 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번 선박 근접 위협을 한 것은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남중국해는 중국·베트남·필리핀·대만·브루나이·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둘러싸인 바다로 지난 30년간 영유권 분쟁이 존재했다. 특히 '난사(南沙)군도'로도 불리는 '스프래틀리 군도'는 '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여러 나라의 표적이 됐다.

스인훙(時殷弘)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 교수는 "이번 분쟁은 해양에 대한 야심을 키워가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취임 초기인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를 '시험'하기 위해 군사 도발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조지 W 부시(Bush) 전 대통령도 취임 두달 만인 2001년 4월 이번 대치 지점에서 멀지 않은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하는 사건을 겪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첨단 장비를 갖춘 채 하이난섬에 불시착한 미 정찰기를 완전히 분해했고, 미 승무원 24명은 11일간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미 공화당의 마크 커크(Kirk) 하원의원은 "좀 이르긴 하지만 중국은 미리 준비한 일정표에 따라 이번 일을 일으켰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중국의 중대한 '초기 시험'에 직면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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