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데스크] 두바이를 위한 변명

입력 2009.03.10 23:04

차학봉·산업부 차장대우
지난 2월 영국의 한 언론이 두바이를 도망치듯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공항 주차장에 버리고 간 차량이 3000대가 넘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를 계기로 전 세계 언론이 경쟁적으로 '두바이 몰락론'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사막의 기적 두바이가 '유령도시' '붕괴 직전의 사상누각'으로 전락했다고 합니다.

어렵지만 그 정도는 아닙니다. 공항주차장을 실제 조사했지만 버려진 차량은 지난 1년간 11대에 불과했습니다. 2~3월에만 럭비월드컵·두바이테니스챔피언십·국제시인축제·사막록페스티벌·국제광고축제 등 전 세계 어떤 도시보다 많은 행사들이 열리고 있고 활기가 넘칩니다.

두바이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4~5년간 공격적인 투자로 부채가 740억달러로 급증했습니다. 인구 150만명에 불과한 도시국가에 엄청난 부채이기에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국민의 80%가 넘는 외국인 중심으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발사업이 상당수 중단됐고 관광객이 급감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상 최악이라는 경제위기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도 유독 '두바이 때리기'가 유행인 것은 부동산 개발사업 탓입니다. 세계 최고층 건물 버즈두바이와 바다를 메워 주택단지를 짓는 팜주메이라 등 초대형 개발사업 덕분에 두바이는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쳤지만, 이제 이게 족쇄가 됐습니다. 이들 개발 사업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야 유지되는 '버블 경제형 상품'입니다. 버블상품에 기반을 둔 두바이도 버블붕괴와 함께 침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은 두바이 전체 경제의 22%에 그칩니다. 세계 최대·최고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부동산이 두바이의 전부는 아닙니다. 두바이는 연간 3700만명의 승객과 180만t의 화물을 취급하는 중동 최대 공항과 세계 최대 인공항(人工港) 제벨 알리항을 갖고 있는 중동 물류·유통 허브(중심)입니다. 두바이 자유무역지대에는 120개국 6000여개 회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두바이는 중동에서는 무역·관광·교통·금융 중심도시로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 세계 62개 주요도시의 금융경쟁력을 평가하는 글로벌파이낸스센터 인덱스는 3월 보고서에서 두바이를 상하이(35위)와 서울(53위)보다 높은 23위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두바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조작된 신화가 아닙니다. 인구 30만도 되지 않았던 사막의 소도시 두바이는 이미 70년대 제벨 알리항을 만들고 80년대 자유무역지대를 도입하고 세금과 규제를 철폐했습니다. 주류판매 레스토랑·록페스티벌·국제 골프대회·경마대회·타종교 교회 허용 등 아랍권의 금기를 깨뜨린 것도 허브화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이 외환위기의 좌절을 딛고 일어섰듯, 두바이도 이번 위기를 내실 있는 발전의 계기로 삼아 도약할 것입니다.

(※전 세계 언론이 두바이 몰락론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가 한국경제에 대한 영국 언론의 독설에 어이 없어하듯 두바이도 억울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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