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으로 물의를 빚은 고속철도(KTX) 경부선 2단계 구간에 이어 2004년부터 운행 중인 1단계 구간 역시 적잖은 불안 요소를 안은 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업계와 감사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구(293.4㎞)를 오가는 고속철 경부선 1단계 구간 선로(線路)에 기준에 못 미치는 '레일패드'를 사용한 탓에 궤도 틀림, 자갈 마모, 소음 증가 등의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레일패드는 침목과 레일 사이에 들어가는 고무로 열차가 달릴 때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궤도 틀림' 구간 보수 길이는 모두 합쳐 개통 직후인 2004년 1890㎞에 달하다가 2005년 604.7㎞, 2006년 464.8㎞, 2007년 593㎞로 줄어드는 듯하더니 지난해 924.7㎞로 다시 늘어났다. '궤도 틀림'이란 레일이 정상 궤도에서 좌우 또는 위아래로 휘거나 틀어지는 현상이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고속철의 궤도 틀림은 연도에 따라 일반 철도의 16.5~19.1배까지 많았다. 또 승무원과 기관사들이 소음 문제를 호소하자 코레일은 차량 이음매에 고무판을 대 임시방편으로 소음을 줄여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레일은 매년 선로 유지 보수 비용으로 100억원가량을 투입해 왔다. 보수 구간이 늘어나면서 안전 문제를 우려한 코레일은 시속 300㎞로 달릴 수 있는 1단계 고속선(225㎞) 구간 가운데 상당 부분을 2006년까지 시속 230㎞ 이하로 운영해왔으며 2007년 이후 자료는 공개 요청에 대해 이를 미루고 있다. 고속철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저속(低速)철'로 운영해 온 셈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은 "자갈궤도는 본질적인 특성상 자주 보수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패드를 납품한 팬드롤코리아는 "노반(路盤) 문제로 궤도 틀림이 발생한 것이지 레일패드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에는 유지보수에 대한 기준이 없고, 유럽 기준 탄성계수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고 2단계 구간 공사에도 같은 문제를 지닌 패드가 들어갔다. 감사원 관계자는 "자갈궤도로 이뤄진 1단계 구간은 보수·유지로 어느 정도 지탱할 수 있겠지만 콘크리트궤도인 2단계는 그조차 어렵다"며 "패드 전체를 다 바꿔야 안전 운행을 보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