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공사를 둘러싼 잡음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이번 침목 부실시공 역시 투명하지 못한 입찰 과정이 문제 중 하나였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최근 "2단계 구간 열차무선통신시스템(TRS)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비리·유착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90억원을 더 비싸게 써낸 L사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측은 "공단 통신부장 출신인 김모씨가 L사가 선정되도록 로비를 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공정한 심사를 거쳤다"고 답했다.

2단계 고속분기기(선로전환장치) 사업자 선정 때도 마찬가지였다. 1단계 때 분기기 사업을 맡았던 국내 S사 대신 150억원이 더 드는 독일 B사로 바꾸면서 "안전을 담보할 만한 실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단계 체결장치 선정 때 실적을 무시하고 "비용 절감과 장비 국산화"라는 논리로 밀어붙였던 것과는 달랐다. 당시 감사원과 국책 연구원도 이 같은 결정의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또 공단은 "레다 2000 궤도 구조에 팬드롤사 체결장치가 사용된다"면서 이와 관련한 독일 연방철도 홈페이지 내용을 발췌해 자료로 뿌렸으나 사실 이 부분은 "분기기에 한해서(for turnout sections)"라는 문장을 생략한 채 작성되면서 분기기에 들어가는 팬드롤사 제품이 마치 체결장치에도 들어가는 것처럼 잘못 읽히도록 유도했다. 체결장치에 대해서 팬드롤사 제품을 쓴다는 내용은 없었다.

또 공단이 "현재 체결장치가 국제적 성능을 충족한다"며 제시한 국제철도연맹(UIC) 보고서 역시 UIC 대표로부터 "공식보고서가 아니며 UIC 로고가 사용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항의를 받았다.

공단은 체결장치 제조업체 선정과 관련해서도 2단계에서 팬드롤코리아 제품을 사용해 218억원을 절감했다고 밝혔지만 이 과정에서 탈락 업체 가격을 부풀려 수치를 조작했다. 있지도 않은 수입 부대비용을 추가하고 더 높은 환율을 적용해 원가를 계산한 것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간부는 "그동안 철도 관련 공기업들이 외부 통제를 거의 받지 않고 폐쇄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에 대한 감시 체계를 철저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