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회사를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는 생각에서…."(전국화학섬유산업 노조 영진약품 홍승고 지회장)
"힘든 결단을 내려주신 만큼 선진노사협력 문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영진약품 정창윤 사장)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무송동 영진약품 남양공장 식당. 정창윤(57) 사장과 홍승고(44) 지회장이 번갈아가며 '노사화합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악수하자 150여명 임직원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난 영진약품은 2004년 KT&G가 인수하면서 노사관계가 틀어졌다. 경영회의에서 노조가 빠졌고 회사측은 일부 공장을 폐쇄했다. 잇단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가 10여년 사이 5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노사 간엔 늘 긴장감이 감돌았다.
노사 관계가 다시 회복된 건 작년 말, 회사측이 비정규직 직원 27명을 정규직으로 바꿔준 뒤였다. 경제위기 속에서 구조조정이 더 이상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정 사장의 결단 덕이었다.
지난 1월엔 경영진 및 임원, 각 부서장이 임금의 10~30%를 자진 반납했다. 민주노총 산하인 노조 역시 단체협약과 임금협상을 경영 정상화 때까지 유보하겠다고 화답했다. 노사의 고통분담 노력이 이날 노사화합 공동선언에까지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