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hosun] 김영철 "더 뻔뻔해져서 영어로 미국인 웃길 거예요"

입력 2009.02.20 18:00 | 수정 2009.02.22 10:47

비법은 뻔뻔하고 무식하게! 틀려도 말하고, 무조건 외워라
책 출간·대학 강의·BBC 출연…더 큰 꿈 도전, 미국 유학 준비
<이 기사는 weekly chosun 204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개그맨 김영철(35)이 두번째 영어학습서 ‘더 뻔뻔한 영철 영어’(랜덤하우스코리아)를 냈다. 지난 2007년 펴낸 1편 ‘뻔뻔한 영철 영어’는 2만부 이상 팔린 바 있다. 2편 ‘더 뻔뻔한 영철 영어’는 챕터로 나뉜 기존 책들과 달리 4개의 ‘채널’로 나뉜다. 채널을 돌려 다른 방송을 보듯 그의 해설을 따라다니다 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영어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이다 보니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채널이더라고요. 책 속의 4개 채널은 코너별로 다른 개그를 시청하듯 다른 주제로 구성해봤어요.”

‘채널1’에는 어학연수를 가보지 않은 한국 사람이 서울 한복판에서 영어를 즐기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태원에서 놀기, 이메일로 외국인 친구 사귀기, 아리랑 TV 시청 등 한국에서 영어를 즐기는 방법이 소개된다. ‘채널2’는 미국 TV를 통해 미국 문화를 접하며 영어를 공부했던 김영철의 경험이 잘 녹아있는 채널이다. 그가 직접 영어 공부를 위해 봤던 미드(미국드라마), 오프라 윈프리 쇼, 온 스타일 등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채널3’은 오로지 김영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채널이다.

“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에서 ‘영철 영어’ 코너를 3년 넘게 진행하며 생긴 에피소드들을 담았어요. Q&A 형식으로 한국인들이 유난히 궁금해 하는 표현을 위주로 실었어요. 예를 들면 ‘남의 떡이 커 보인다’ ‘무사 제대해’ 등과 같은 표현들 말이죠. 다른 책에 없는 표현을 담아 차별화를 하려고 노력했죠.

실제로 ‘Come back in one piece(무사 제대해)’라는 표현은 김영철이 방송에서 군 입대를 앞둔 가수 성시경과 하하에게 했던 표현이었다. ‘채널4’는 그가 세계 여행을 다니며 귀담아 듣고 자주 틀리면서 배웠던 귀중한 표현들이 여행 에피소드와 함께 공개됐다고 하는 ‘서바이벌 실전영어’편이다. 여행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필수적인 표현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책은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쓰는 거였어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과 같이 제가 공부했던 노하우를 소개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번 책은 제가 하고 있는 방송 이야기까지 버무리는 창작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김영철은 영어 공부 잘하기 비법은 말 그대로 ‘무식하게 외우는 방법’이라고 했다. “좋은 표현이나 문장이 있으면 무조건 외워요. 예를 들어 가수 비욘세가 한국에 와서 인터뷰를 하면 그 인터뷰를 모두 외워요. 그리고 다음날 써먹죠. 주변 사람들에게 ‘비욘세가 한국에 와서 이런 말을 했어. I’m very excited to be here…’이라고요.”

그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입에 담아보라고 한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에서 말하기가 가장 어려운 이유는 남에게 실패가 보여지기 때문이에요. 듣기는 놓치는 내용이 있어도 이해를 할 수 있고, 읽기는 혼자 읽을 수 있으며, 쓰기는 고쳐 쓸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말하기는 실시간으로 창피를 당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요. 그리고 다른 것과 달리 혼자 할 수 없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죠.”

이어 김영철은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많이 말해보라고 한다.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된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면 반 이상 된 겁니다. 일단 많이 틀리는 시간을 여유 있게 가지시고 다음에 안 틀리게 하도록 노력하세요. 저도 영어로 ‘입방정’을 많이 떨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서정주 시인이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하셨는데 저를 키운 건 8할이 입방정인 것 같아요. ‘영어책 낼래요’ ‘대학에서 강의할래요’ ‘아리랑TV 프로그램 진행해보고 싶어요’ 등의 입방정에 책임을 지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물론 그 역시 영어공부를 하며 슬럼프를 겪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책 사서 읽고, 학원 다니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술 사주며 만나고 뭐든 하다 보니 2004년 중반부터 귀가 뚫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슬럼프가 왔어요. 학원에 가기가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서 레벨을 낮춰보는 방법을 썼어요. 그랬더니 ‘이 정도까지 내려올 수준은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고, 과거보다 향상된 제 실력이 보여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또한 어디에서든 돋보이는 건 스스로에게 좋은 기분을 주잖아요. 이렇게 슬럼프를 이기고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갔죠.”

그 뒤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실력이 더욱 향상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김영철은 계원예대에서 1년 동안 영어 강의를 했다. “학생들이 모르는 부분을 짚어주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또 수업에 들어온 학생은 쉬운 문장이라도 꼭 영어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모두에게 문법을 정확하게 알려줄 순 없어도 영어가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만큼은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는 강의를 하면서 ‘학생 이름은 무조건 다 외우자’라는 철칙을 세웠다고 했다. “나름대로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학생 이름을 다 외웠어요. 안 튀는 학생들 이름부터 외웠는데 한 학생이 제 미니홈피에 쪽지를 보냈더라고요.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수님께 이름이 불려봤어요’라고요. 이름을 불러주는 작은 일로도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 싶었죠.”

김영철의 대학 전공은 영어. 부산 성심외국어대 영어과 93학번이다. 졸업 후 군대에 다녀와서 1998년 동국대 관광경영학과에 편입했다. 앞으로 그는 토플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마구잡이로 영어공부를 해왔다면 이제는 아카데믹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토플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미국 유학을 생각 중이라 꼭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는 계속해서 꿈을 꾸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울산 인근에서 태어난 시골 소년이 서울에 와서 개그맨, 영어책 출간, 대학 강의, 아리랑TV MC, 영국 BBC 출연 등의 꿈을 이뤄봤으니 이제 더 큰 꿈을 위해 노력해야죠. 머지않아 세계의 서울인 뉴욕에서 꿈을 이뤄보고 싶어요. 영어로 미국인들을 웃기고 싶거든요. 그리고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 무대에도 설 거예요. 이를 위해 먼저 세계적 UCC 사이트인 ‘유튜브’에 제가 영어로 개그하는 모습을 올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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