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일본 소설·만화… 대학생 '독서 편식' 심해

조선일보
  • 김남인 기자
    입력 2009.02.14 03:01 | 수정 2009.02.14 07:49

    ● 30개大 도서대출 조사

    한국 대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책은 대부분 일본 소설이나 판타지, 만화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넘겨받아 13일 공개한 '2008년 주요 30개 대학 도서대출 순위'를 보면, 에쿠니 가오리와 오쿠다 히데오 등 일본 작가의 소설과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판타지 아동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허영만씨의 만화 '식객' 등이 상위를 휩쓸었다.

    각 대학의 상위 20위까지 총 600권 중 소설이 438권(73%)을 차지했다. 이 중 판타지소설이 128권으로 가장 많았고 대표적인 것이 해리포터 시리즈(50권)였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최신작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단국대·숭실대·아주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7개 대학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리포터가 순위 안에 없는 대학은 5곳(카이스트, 포스텍, 서울대, 성균관대, 한림대)뿐이었다.

    일본 소설은 120권을 차지하여 20%의 비중을 보였다. 서울대는 '공중그네'(1위)와 '시간을 달리는 소녀'(2위) 등 5종, 연세대는 '라라피포'(5위)와 'GO'(10위) 등 4종, 이화여대는 '마돈나'(2위)와 '냉정과 열정 사이 Blue'(3위) 등 6종이었다. 국민대·단국대·동국대 등은 절반 이상이 일본 소설이었다.

    '식객'은 동국대·서강대·숙명여대·홍익대 등 4개 대학에서 1위에 올랐고, 전북대(3위)·경북대(4위)·연세대(15위) 등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인터넷 만화인 조석의 '마음의 소리'는 연세대·동국대, 일본 만화인 '신의 물방울'은 서강대와 홍익대에서 20위 안에 들었다.

    한국소설(96권) 중에는 '달콤한 나의 도시' '아내가 결혼했다' '비밀의 화원' 등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책이 많았다. 순위에 가장 많이 든 한국작가는 조정래-이문열-이정명-정이현 순이었다. 고려대와 단국대는 특이하게도 20위까지가 모두 소설이었고 고대의 경우 '한강'(1위), '태백산맥'(2위), '아리랑'(4위), '대망'(8위), '도쿠가와 이에야스'(9위) 등 역사·대하소설이 많이 들어 있었다.

    철학 책이 순위에 오른 곳은 카이스트(13위 '청소년을 위한 서양설학사')와 서울대(14위·'감시와 처벌') 단 두 곳이었다. 역사서는 '로마인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원복 교수의 아동·청소년용 학습만화 '먼나라 이웃나라'가 순위에 오른 곳도 8곳이나 됐다.

    이돈희 전 교육부장관(서울대 명예교수·전 민족사관고 교장)은 "외국 대학에서는 고전의 대출 비율이 높다"며 "고등학교 때 독서 경험이 전혀 없는 데다 대입 후엔 취업에 매달리는 한국 대학생들의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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