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프리 스케이팅에서 받은 116.83점은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낮은 점수였다.

프리 스케이팅만 따지면 일본의 아사다 마오(118.66점)와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117.01점)에 뒤진 3위였다. 김연아는 5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세계최고기록(72.24점)을 세우며 경쟁자들을 압도한 덕분에 합계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다.

이날 확연히 눈에 띄는 실수는 하나였다. 12가지 기술 요소 중 두 번째였던 트리플 루프. 기본 점수가 5.0점인데 회전수가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아 기본점수가 1.5점에 불과한 더블 루프로 ‘다운 그레이드’ 됐다. 착빙 과정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수행점수(GOE·Grade of execution)도 1점을 깎여 결국 0.5점을 얻는데 그쳤다. 점프에서 넘어진 데 대한 별도의 감점 1.0점까지 받았기 때문에 손해가 컸다.

김연아의 세 번째 점프 콤비네이션이었던 트리플 러츠+더블 토 루프+더블 루프도 심판들의 눈엔 좋지 않았다. 원래 기본 점수가 8.8점인데 러츠와 루프가 다운그레이드 되면서 기본 점수가 3.70점으로 내려갔고, 수행점수에서도 0.48점이 줄었다. 두 가지 점프 요소의 실수 탓에 평소보다 14점 이상 손해를 봤다.

김연아는 작년 연말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트리플 루프 대신 더블 악셀(2회전 반·기본점수 3.5점)을 했고, 점프 콤비네이션에서도 가산점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엔 단독 트리플 러츠를 싱글 러츠로 낮춰 처리하고, 트리플 살코에서 넘어지는 두 가지 큰 실수를 하면서도 120.41점을 받았으나, 이날 경기에선 더 깐깐해진 심판 판정 탓에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스케이팅 기술과 기술 연결·전환, 연기, 안무, 해석력 등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 구성점수(60.88점)는 가장 좋았다. 김연아의 이번 시즌 프리 스케이팅 최고 점수는 128.11점(그랑프리 시리즈 3차·컵 오브 차이나). 127.76점만 넘겼으면 사상 최초로 ISU 공인국제대회에서 200점을 돌파할 수 있었다. ‘꿈의 200점’은 다음달 미국 LA 세계선수권을 기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