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간부, 집까지 쫓아와 성폭행 시도"

조선일보
  • 최현묵 기자
    입력 2009.02.07 03:03 | 수정 2009.02.07 13:41

    ● '성폭행 사건' 재구성
    12월 5일: A씨 집에 숨어있던 민노총 위원장 체포
    12월 6일 오전: 민노총 간부 3명, A씨에 거짓 진술 강요
    12월 6일 밤: 이중 한 명이 A씨 자택에 강제로 침입

    민주노총 고위 간부의 성폭행 미수 사건에 대해 민주노총과 피해 여성 측은 6일에도 진실 공방을 벌였다. "민주노총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피해자 측은 6일 본지 통화에서 "가해자 및 사건 은폐에 관련된 민주노총 간부들에 대한 고소장을 이르면 9일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성폭행 미수 사건은 부인하지 않지만,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해선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태 처리를 둘러싸고 민주노총 강온파 간에는 권력 투쟁 양상이 벌어져,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던 강경파 부위원장 5명이 사퇴를 발표했다. 사건이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초 이후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가.
    12월 6일 오전: 거짓진술 강요 의혹

    작년 12월 5일 밤 10시42분. 피해자 A씨 집에 숨어 있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폭력시위 주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전교조 인사인 D씨의 부탁을 받고 이 위원장을 5일간 숨겨 주고 있었다.

    이 위원장이 체포된 다음날 오전 민주노총은 성폭행 가해자인 조직강화위원장 B씨, 박모 재정국장, 그리고 D씨를 A씨에게 보냈다. 민주노총은 "A씨를 돕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반면 피해자 A씨 측은 "민주노총이 이 위원장 도피 책임을 A씨에게 미루려 했다"며 "민주노총 간부들이 A씨에게 '이석행의 도피가 D씨의 부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1일 밤 집으로 들어가는 도중 이석행과 B씨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노총은 "가능한 한 A씨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12월 6일 밤: 성폭행 시도

    12월 6일, 성폭행 미수 사건이 터졌다. 이날 역시 3명의 민주노총 간부들이 A씨를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A씨는 민주노총 측 요청에 따라 서울 영등포에서 3명을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눈 뒤 집으로 갔다.

    그런데 B씨가 A씨 집까지 쫓아갔고 억지로 자택에 침입, 수차례에 걸쳐 A씨를 성폭행하려 했다. 그러나 A씨의 완강한 저항으로 미수에 그쳤다.

    피해자 측은 "B씨는 '술에 취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당시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찍힌 폐쇄회로(CC) TV 동영상 등을 보면 B는 매우 정상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12월 26일~올 1월 30일: 은폐 의혹

    성폭행 미수 사실을 민주노총이 알게 된 시점은 작년 12월 26일. 민주노총 이모 총무국장은 28일 가해자 B씨, 29일 피해자 A씨 측 대리인과 만나 양측 입장을 들었다.

    올해 1월 3일 A씨 측이 "1월 12일까지 일벌백계해 달라"고 요청하자 민주노총은 7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같은 달 15일에 진상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진상보고서를 상무집행위원회에 보고한 시점은 1월 30일이었다. 보고가 보름간 지연된 이유에 대해 민주노총은 "피해자 측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처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A씨 측은 민주노총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A씨 측은 "민주노총의 논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싸워야 하는데 이런 사건이 알려져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에 의해 대서특필되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은 성폭행을 은폐하거나 축소, 옹호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