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줄기세포 전쟁'에서 대한민국 살아남아야

조선일보
입력 2009.02.05 23:17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5일 차병원이 낸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신청에 대해 "보완된 연구계획을 제출받아 승인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차병원이 하려는 것은 사람 체세포에서 꺼낸 핵을 난자에 넣어 그 사람과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 복제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복제 줄기세포를 여러 장기(臟器) 세포로 분화시킬 수만 있다면 병들거나 손상된 장기를 기계부품처럼 바꿔 끼우는 게 가능하다.

황우석 교수팀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는 2006년 검찰 수사에서 논문 조작으로 결론났다. 황 교수팀 연구원이 다른 병원의 불임치료용 수정란으로 만든 줄기세포를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인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2007년 12월 줄기세포 복제 연구를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냈지만 생명윤리심의위가 승인하지 않았다.

줄기세포엔 수정란 줄기세포·성체 줄기세포·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있다. 그 중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가장 활용도가 크다. 수정란 줄기세포는 면역거부 반응의 위험이 있고, 성체 줄기세포는 몇몇 세포로만 자라는 한계가 있다. 체세포 복제연구는 많은 난자를 활용해야 하고 나중에 생명으로 자랄 수 있는 배아(胚芽)를 파괴해야 한다. 황 교수팀은 돈 주고 난자를 사거나 연구원 난자를 채취해 문제가 됐다. 차병원 연구팀도 난자를 1000개 쓰겠다고 했다가 생명윤리심의위로부터 "최소화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미국·스페인·영국 등의 연구팀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려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 시절 8년간 막혀 있던 연방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지원이 본격화하면 '줄기세포 연구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2년 전엔 일본 연구팀이 성체세포를 역분화(逆分化)시켜 난자를 쓰지 않고도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개발해 각광을 받았다.

생명공학 연구경쟁에서 한번 뒤처져 특허를 빼앗기고 나면 그때까지의 연구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차병원 연구팀은 이번 심사에서 미흡하다고 지적받은 부분들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생명윤리심의위도 대한민국 생명공학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차병원을 포함한 연구팀들의 줄기세포 연구계획을 심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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