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생긴 일] 끝이 없는 영화관람의 진화 머잖아 주인공 방귀 냄새도

조선일보
  • 한현우 기자
    입력 2009.02.03 03:04 | 수정 2009.02.03 03:22

    영화 속 주인공이 양치질을 하고 정면으로 물을 뱉자, "칙" 하고 물 스프레이가 얼굴에 뿜어졌다. 주인공이 브레이크 없는 탄차(炭車)에 실려 갱도를 내달릴 땐 의자가 좌우로 마구 흔들리고 바람이 불었다. 어린이 관객들은 꺅꺅 소리를 질렀다.

    영화가 3차원 입체영화에서 한 발짝 앞으로 더 나아갔다. 지난 설 서울 CGV상암에서 개봉한 4D(4 Dimensions)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사진>는 색안경을 끼고 입체영화를 볼 때 좌석이 덩달아 움직이는 영화다. 바람 불고 번개 치며 물 스프레이도 뿌린다. 물리학에서 4번째 차원은 시간이지만 극장에선 객석인 셈이다.

    국내 최초로 일반영화에 '4차원 효과'를 입힌 이 영화는 생각 밖 흥행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이래 평균 좌석점유율이 89%에 이른다. 애초 4일까지 상영할 계획이었으나 2주 더 늘린다고 한다.

    국내 4D 영화관은 CGV상암의 7관뿐이다. 88석 규모 소극장. 의자는 통상 극장보다 조금 높고 비행기 좌석처럼 등받이가 바짝 서 있었다. 극장 천장 좌우에 대형 선풍기가 8대, 스크린 주위엔 조명장치와 미러볼(mirror ball)도 달렸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미국 대형 놀이공원에 이런 시설이 있지만 일반 영화에 4D 효과를 입히는 극장은 매우 드물다. CGV측은 "홍콩에도 이런 극장이 있지만 좌석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영화 내내 좌석이 흔들리지는 않았다. 의자가 전후좌우로 움직였지만 안전벨트가 필요할 만큼 과격하진 않다. 그러나 입체영화 실감은 확실히 더했다. 스크린에서 번개가 치면 조명이 번쩍거렸고 주인공이 물속에 뛰어들 땐 스프레이가 뿜어졌다(공룡이 주인공 얼굴에 침을 흘릴 때도 물이 뿜어졌고 객석에선 "으익" 소리가 나왔다). 가끔은 의자가 움직인 건지 뒤에서 의자를 발로 찼는지 헷갈렸다.

    CGV는 3월에 새 4D 영화를 내놓을 계획이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엔 없었던 냄새 효과도 쓴다고 한다. 스크린에 꽃밭이 나올 때 꽃 향기는 물론이고 주인공이 방귀를 뀔 때도 4D 효과가 가능하다. 냄새 효과를 어디까지 쓸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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