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바마 "미국차(車) 2020년엔 휘발유 1L로 15㎞ 갈 수 있게 하라"

조선일보
입력 2009.01.28 22:37 | 수정 2009.01.28 23:0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재 휘발유 1L에 8㎞를 가는 미국산 자동차를 2020년까지 15㎞ 이상 갈 수 있게 연비(燃費)를 높이도록 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배기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30% 이상 줄이는 정책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미국 자동차의 연료 효율은 평균 연비가 L당 10㎞가 넘는 일본 도요타나 혼다 자동차보다 크게 떨어진다. 배기가스 규제도 미국은 유럽이나 일본보다 느슨하다. 2005년 캘리포니아 등 17개 주(州)가 배기가스 허용 기준치를 연방정부 기준치보다 낮춰 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만들자 부시 정부는 연방법에 어긋난다며 무효화했었다. 그와 달리 오바마 정부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미국의 자동차정책을 친(親)환경차 중심으로 바꿔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각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휘발유와 전기 동력을 혼합해 움직이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선 일본이 단연 선두다. 1997년 세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상용화했던 도요타는 지금까지 12개 차종의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해 모두 150만대를 팔았다. 내년까지는 연간 100만대 양산체제를 갖추고 모든 차종으로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더 나아가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태양에너지만으로 달리는 꿈의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다임러벤츠 등 유럽 업체들은 디젤엔진의 성능을 향상시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비를 높인 '클린디젤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개발 경쟁에서 처진 GM·포드 등 미국 업체들은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와 물을 분해해 나오는 수소를 에너지원(源)으로 하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대·기아차가 올 7월 아반떼LPI라는 첫 하이브리드카 양산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도요타가 1997년 첫 하이브리드카를 내놨으니 그에 비하면 12년 늦은 출발이다.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는 더 뒤처져 있다. 더욱이 친환경차 산업의 성장은 업계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에너지·전자부품 등 관련업계와의 공동 기술개발체제, 친환경차 개발·보급을 위한 정부의 금융·세제 지원 등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 우리는 이런 기본 인프라가 거의 없는 상태다.

자동차산업 전문조사기관 '글로벌인사이트'는 2025년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5000만대에 이르러 세계 자동차시장의 60%를 차지하고 2040년 이후엔 수소연료전지차가 9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휘발유 내연기관차는 2035년쯤부터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그때까지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산업도 휘발유차와 함께 퇴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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