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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기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 베이징=이명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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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1.26 10:17 | 수정 : 2009.01.26 15:29

    
	중국 차기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새로 백악관 안주인이 된 미셸 오바마의 패션과 스타일이 화제가 된 것처럼 ‘퍼스트레이디’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인기 연예인에 대한 관심 못지 않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수퍼모델 출신 부인 브루니가 사르코지 보다 더 유명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니까.

    하지만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인 중국에선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같은 지도자들의 사후(死後)에 그 가족들에 의해 가족사가 공개되는 일은 있어도, 살아있는 유력 정치인의 가족과 관련된 보도 등은 일종의 금기(禁忌)로 통했다.

    그래서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의 칭화(淸華)대 동창생 부인인 류융칭(劉永淸) 여사나 1남 1녀 자녀들에 대한 얘기가 중국 대륙의 언론에 거론되는 일은 거의 없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가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금기의 예외가 바로 후 주석의 뒤를 이어 2012년 말에 중국의 권력 1인자로 등극할 예정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이다.

    펑리위안은 중국의 민속성악 최고 가수다. 빼어난 미모에 5옥타브를 넘나드는 음역, 힘차게 내지르는 고음이 매력인 그녀는 1982년 중국 국영TV인 CCTV가 주최한 가요대회에서 ‘희망의 들판에 서서’라는 노래로 출전해 수상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노래 실력뿐 아니라 연기력도 출중해서, 중국 TV에선 그녀가 갖가지 배역으로 출연하는 콩트나 가극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현재 인민해방군 예술단 소속 현역 소장(少將)인 펑리위안은 작년 5월 발생한 쓰촨(四川) 대지진 때 외동딸인 밍저(明澤󈵙)과 함께 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해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피해주민 및 피해복구에 나선 군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에이즈 예방 캠페인 TV 광고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종전과는 다른 중국 지도자 부인상(像)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과묵하고 무뚝뚝한 인상인 시진핑 부주석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펑리위안의 역할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펑리위안은 2007년 시 부주석이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후진타오 주석을 포함해 9명)에 뽑힌 이후 여러 차례 각종 중국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 부주석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리는 ‘이미지 메이킹’에 나서고 있다.

    1986년 첫 선을 봤을 때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자신에게 샤먼(厦門)시의 부시장이었던 ‘순진남’ 시진핑이 “가수라고 들었는데, 제가 TV를 잘 안 봐서혹시 무슨 노래를 불렀나요”라며 썰렁한 질문을 던졌던 사실을 공개했고, “얼굴이 너무 노티가 나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진국이더라”라는 시진핑에 대한 첫 인상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인터뷰에선 결혼 이후 출세를 거듭해서 저장(浙江)성 당서기가 된 시진핑이 펑리위안과 함께 공원에 산책을 갔는데, 주민들 중 단 한 사람도 자기 성(省)의 최고 책임자인 자신은 못 알아보고 아내에게만 몰려들어 사인 공세를 펴자, “그래도 내가 당서기인데”라며 투덜댔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의 각종 매체들도 이런 펑리위안과 시진핑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보도로 중국인들에게 ‘차기 지도자 가족’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펑리위안이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 아들의 중매를 서면서 중매쟁이(紅娘)로 데뷔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을 정도다.

    웬만한 직장인들은 10일 가깝게 쉬는 중국의 최대명절 춘절(春節•설날) 연휴에도 시진핑과 펑리위안은 중국에서 가장 바쁜 부부 중 한 쌍이 될 것 같다. 시진핑 부주석은 춘절 연휴기간에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에 찾아가서 농민들과 함께 명절을 쇠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전통에 따라 출장을 떠날 것이고, ‘국민가수’ 펑리위안은 10년 넘게 그랬던 것처럼 CCTV가 춘절 전날인 제석(除夕󈵡일) 저녁에 생방송하는 프로그램인 ‘춘절 완후이(晩會)’ 출연 등 각종 공연일정이 빡빡한 것으로 알려졌다.

    펑리위안은 시 부주석이 “당신은 예술계의 정상에 계속 도전하라”면서 공연활동과 사회활동을 계속하라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각종 국가 경축행사 등에서 남편은 객석에서, 아내는 무대에서 ‘따로 또 같이’ 얼굴을 내미는 일은 계속될 것 같다. 2012년 말 시 부주석이 중국 정치의 정상에 섰을 때, ‘노래하는 퍼스트레이디’가 탄생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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