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재주소년' 재주가 더 늘었네

조선일보
  • 송혜진 기자
    입력 2009.01.23 03:35 | 수정 2009.01.23 08:11

    제대후 앨범서 소년티 벗고 성숙한 선율

    쓸쓸함이 기타 선율을 타고 눈부시게 공명(共鳴)한다.

    모던 포크밴드 '재주소년'이 군 제대 후 첫 번째 미니앨범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들고 돌아왔다. 나일론 기타 줄을 현란하게 어루만지는 소리가 몽롱한 취기마저 일으키는 앨범. 2003년 데뷔앨범 '재주소년'과 2집 'Peace'가 달콤한 후식이었다면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는 풍부한 향을 머금기 시작한 과실주에 가깝다.

    최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박경환(25), 유상봉(26) 두 청년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쳐도 좋겠다는 자신감을 안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델리스파이스' 김민규가 "제주도에 사는 데다 재주도 많다"고 팀 이름을 '재주소년(才洲少年)'이라고 붙여줬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둘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제주도를 처음 본 후 "그곳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서" 제주도에 있는 대학엘 들어갔다. 박경환은 제주대, 유상봉은 한라대 재학 중. 박경환은 "우리로선 당연한 결정이었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느냐'고 물을 때마다 '우리가 용감했구나' 한다"며 웃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어른이 돼서 돌아온‘재주소년’.“ 이젠 저희도 멋 좀 부리긴 해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자동차 소음이 창 틈으로 스며드는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녹음한 데뷔앨범 '재주소년'(2003). 당시 평단이 보냈던 환호는 지금 돌아봐도 뜨겁다. 어떤 이는 "1980년대 포크 듀오 '어떤 날'의 환생"이라고 했고, 어떤 이는 "2003년 최고의 앨범"이라고 했다.

    박경환은 "첫째 둘째 음반에선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귤', '이분단 셋째줄'처럼 귀엽고 소박한 노래를 조금 더 넣었다"고 고백한다. 군대를 마치고 돌아온 지금에야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시작할 자신을 얻었다.

    "드럼, 베이스, 미디악기는 모두 뺐어요. 대신 예전보다 통기타 선율을 한층 풍부하고 복잡미묘하게 만들어보려고 애썼고요. '덜어내자, 대신 울림은 더 크게, 표정은 더 다양하게 만들어보자.' 그게 우리의 목표였죠." (유상봉)

    아무리 인디밴드라지만 까맣게 튼 입술, 고등학생 같은 옷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들을 보자니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젠 그래도 외모에 신경 쓸 때가 아닐까?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잘 안 돼서 포기했어요. 흑흑…."(박경환)
    군복무를 마치고 미니 앨범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출시하며 컴백한 듀엣 '재주소년'. /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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