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겁없는 좌파세력들, 용산 불행 이용해 '촛불 재판(再版)' 꿈꾸나

조선일보
입력 2009.01.22 22:06 | 수정 2009.01.22 23:03

지난 20일 서울 용산4재개발구역 옥상 농성장에서 6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7시간 만인 오후 2시 현장에 달려온 좌파 단체 사람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대책위 주도로 이날 밤 용산 현장과 명동성당 부근에서 촛불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서 던졌고 '청와대로 가자' '이명박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책위는 21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매일 저녁 7시 용산 현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23·31일엔 서울 도심에서 범국민대회를 연다는 스케줄도 발표했다.

대책위 유인물에 적힌 58개 가입단체 명단을 보면 작년 5월부터 석 달 동안 서울 도심을 폭력시위대의 해방구로 만든 광우병대책회의에 참가했던 단체들이 그대로 들어있다. 진보연대·남북공동실천연대·범민련남측본부·민노총·전국농민회·민언련 같은 단체들이다. 광우병대책회의가 용산대책위로 이름만 바꾼 거나 다름없다. 사건 몇 시간 만에 이렇게 재빨리 연대기구를 만들어 행동 스케줄까지 발표하는 걸 보면 그들이 그동안 이런 사건이 터지기를 얼마나 목을 빼고 기다렸는지 알 것 같다.

20일 대책위 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진보연대 간부는 지난달 반정부 촛불집회 때 "사람들이 촛불의 부활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머지않아 더 큰 촛불운동이 불붙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었다. 작년 촛불사태 때 경찰버스에 불을 붙이고, 경찰관 옷을 벗겨 린치하고, 서울 한복판을 무법천지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좌파 진영 한 원로급 인사는 작년 말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내년 봄 대규모 군중시위가 벌어지는 일은 그 누구도 막기 어려울 듯하며 정권이 하기에 따라 겨울이 채 가기 전에 그런 사태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관건은 촛불소녀로 상징되는 발랄함과 유쾌함이 (경제위기로) 한층 절박해진 군중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시위문화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밥 먹고 나라가 망하기만 기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소리다.<BR>
이런 사람들이니 용산 참사를 만나자 시위하기 좋은 따뜻한 봄까지 기다릴 것 없이 당장 촛불의 불씨를 댕길 절호의 기회로 여겼을 법하다. 대한민국 국민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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