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짜 미네르바' 논란, 검찰이 사실 가려내야

조선일보
입력 2009.01.19 22:59

19일 발매된 월간 '신동아' 2월호에 "내가 진짜 미네르바"라는 사람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는 "나를 포함한 동호회 성격의 '금융계 7인 그룹'이 미네르바로 활동했고 검찰에 구속된 31세 박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동아 작년 12월호에도 기고문을 실으면서 자기가 미네르바라는 인터뷰를 했었다. 그랬다가 지난 7일 검찰에 체포된 박씨가 "신동아와 인터뷰한 적 없다"고 하자 "진짜 미네르바는 박씨가 아니라 우리"라고 다시 나선 것이다. 그는 자기들 그룹이 "30~50대의 외환·부동산·주식·채권 전문가들"이며 "(우리) 정보력은 언론사 저리 가라 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네르바라는 이름으로 작년 12월 29일 띄웠던 '정부의 달러 매수 금지 공문 발송' 글은 자신들이 쓴 게 아니라고 했다. 이 글은 박씨가 썼다고 검찰이 발표했다.

검찰은 그동안 "박씨가 미네르바이며 제2의 미네르바는 없다"고 해왔다. 박씨 집 컴퓨터에서 그가 써온 280건의 글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신동아와 인터뷰한 사람은 이에 대해 "IP(인터넷)주소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박씨가 (우리들의) IP주소로 조작해 글을 올리며 자신이 미네르바인 것처럼 위장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씨가 IP주소를 조작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검찰과 신동아 가운데 어느 한쪽은 거짓말에 휘둘리고 있다.

박씨 변호인은 "신동아가 자칭 미네르바들이 공동 집필해서 올렸다는 글의 IP주소와 ID를 공개해 객관적인 검증을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말했다. 신동아측이 자칭 미네르바라는 사람의 IP주소 등을 통해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까지 확실히 검증한 후 관련 증거를 공개하면서 보도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미네르바를 둘러싼 이 한바탕의 소동은 결국 익명(匿名)의 가면 뒤에 숨어 인터넷에 과장·왜곡된 글들을 무책임하게 올리는 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동아와 인터뷰한 사람만 하더라도 자기들이 정말 전문가라고 자처한다면 인터넷에 떳떳하게 신분을 밝히고 나와서 책임 있는 글을 썼어야 했다.

이렇게 됐다면 검찰이 나서 누구 말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검찰이 "미네르바가 올렸다는 글 가운데 우리 관심은 허위 사실을 퍼뜨린 2개뿐"이라며 미네르바 혼란을 정리해야 하는 사정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벗어나려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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