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2012년 여수 엑스포 동네잔치로 전락하나

입력 2009.01.10 03:19

정부, 규모 대폭 축소
정권 바뀐 후 전담 부처 사라지고 '4大江 개발' 밀려 찬밥 신세… 금융위기로 투자 유치도 어려워

정부는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를 열어 총 사업비 2조389억원을 투자하는 '여수엑스포 종합 기본 계획'을 확정했다.

(본지 2008년 11월 26일자 보도)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전시장이 들어설 신항과 오동도 일대 전경 조선일보 DB
이에 앞서 두 달 전 공개한 잠정 기본 계획보다 3497억원 줄어든 액수다. 당초 계획했던 전시관은 한국관·주제관 등 8개 관 16개 동에서 7개 관 12개 동으로 줄었다. 주제관은 '사후 활용 계획에 비해 면적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에 따라 기존 1만400㎡에서 6000㎡로 축소됐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위원장 장승우)는 100여명 규모인 직원을 올해 200명 수준으로 확대하려 했지만 실제는 110명 수준이다. 정상적인 업무 가동을 위해서는 400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직위는 추산한다.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가 오는 2012년 5월 개막까지 3년 남짓 남았지만 기본 계획이 확정된 뒤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총 사업비의 34.9%인 7107억원이 민간 투자라는 점은 행사 성공 자체를 불안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민간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데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가 선뜻 박람회장 내 시설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 연말 주택공사가 5000억원 규모의 '엑스포타운' 건설 시행자로 확정돼 한시름 놓았지만 대형 수족관과 콘도 건설 건 등 민간 투자 사업에 참여하는 회사가 나타날지 회의감이 크다. 김춘선 기획조정실장은 "엑스포타운 시행자가 나타난 데 이어 수족관과 콘도 건설 민자 유치도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남모르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2007년 11월 유치에 성공한 뒤 지난해 12월 2일 144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박람회 공식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된 뒤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별 진척이 없었다. 정부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국민들로부터도 외면받았다.

해양수산부가 있을 당시 해수부의 최대 국책 사업으로 떠올랐던 여수엑스포 문제는 해수부가 국토해양부로 흡수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이 부서가 최근 4대강 개발사업을 1순위 사업으로 이슈화 하면서 여수엑스포 사업은 정책 순위에서 밀려났다.

더군다나 '노무현(盧武鉉) 정권이 유치한 행사를 이명박(李明博) 정권이 떠맡아 설거지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여수엑스포는 국가 프로젝트라는 인식보다 정권의 업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조직위 역시 고민이 상당하다. 당장 인력 확보에 비상이다. 정부 차원에서 인력을 지원하지 않아 적재적소에 인력 배치가 안 되고 관리 감독에도 애로가 있다는 것이다.

조직위가 직면한 최대 문제는 대(對)국민 홍보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민들은 여수엑스포를 '도자기 비엔날레'나 '나비 박람회'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이벤트 행사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재고(再考)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도 자금 지원을 추가로 요청할 수 없는 현실에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한창진 여수시민엑스포포럼 운영위원은 "여수엑스포는 신·재생에너지와 환경문제 등을 이슈화하면서 국제적인 행사가 되도록 국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것을 추구하면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 실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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