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hosun] 지방대 먹여살리는 외국인 유학생들

입력 2009.01.02 17:27 | 수정 2009.01.04 16:27

6만명 중 4만명이 지방대에… 500명 넘는 곳만 17개
“학생 공백 메우고 재정에 도움” 국립대까지 유치전 나서

<이 기사는 weekly chosun 203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방대가 외국인 유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지방대마다 중국과 동남아 각국에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수백 명에서 1000명 이상씩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국내 학생만으로는 신입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지방대들이 외국 유학생들로 생존의 돌파구를 삼고 있는 것이다. 지방대로서는 당장 시급한 재정 확보와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외국 학생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졸속, 과열 양상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모두 6만명가량. 이 중 서울을 제외한 경기·충청권 등 지방에 적을 두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4만명 정도이다. 비율로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65%에 달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이 500명 이상인 지방대만 해도 모두 17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에서 400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을 확보하고 있는 지방대는 부지기수다.

특히 수도권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대전·충청 지역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유학생 500명 이상 지방대 중 상위 1위부터 3위까지를 모두 대전·충청 지역 대학들이 차지했다. 전체 지방대 중 외국인 유학생 수 1위를 차지한 충북 청주대(사립 4년제)에는 현재 27개국에서 온 1420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청주대의 경우 국내 학생을 포함한 전체 재학생수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8.7%에 달한다. 이는 2008년 초보다 200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 중 교환학생 7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비로 등록금을 내고 유학온 학생들이다.

사립대뿐만 아니라 지방 국립대도 마찬가지다. 2위에 오른 충남대(국립 4년제)에도 모두 1084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유치하나


외국 자매대학 통한 교환학생 유치가 대세
현지에서 한국 유학설명회 열고 원서 접수

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통로는 외국에 있는 자매대학을 통해서다.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외국 대학을 중심으로 국내 학생들을 현지로 유학 보내는 대신 현지 학생들을 교환학생으로 끌어오는 방식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청주대의 경우 모두 20개국 85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특히 2007년 10~11월에는 중국 현지에 대학 관계자들을 직접 파견해 청주대 유학을 홍보하는 ‘유학·입학설명회’를 가지기도 했다. 청주대 김영재 국제협력연구원장은 “중국 현지에만 15개가 넘는 대학과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며 “대학 입시철이면 자매대학에 대학 관계자들을 직접 파견해서 대학을 홍보하는 유학·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보다 물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한국 유학수요가 많은 중국·베트남 등지에는 현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유학설명회가 활발하다. 일부 대학은 해외 현지에 자체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경북 경산에 있는 대경대학(사립 전문대)은 2007년 12월 베트남 현지에서 개최된 한국유학박람회에 자체 부스를 설치하고 베트남 현지 유학생들을 모집했다. 대경대학 외에도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경북대(국립 4년제), 위덕대(사립 4년제), 성덕대(사립 전문대), 서라벌대(사립 전문대), 대구공대 등이 베트남 호찌민 현지에서 대학 입학 설명회를 개최했다.


과열 경쟁

등록금 50% 감면 등 파격 조건, 수익성은 의문
기숙사 건립 등 시설투자에 1000억 쏟아붓기도

하지만 유치전이 치열해지다 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등록금 전액 면제나 기숙사 관리비 면제 같은 각종 우대혜택을 제공하다 보니 정작 대학에는 수익이 안 돌아간다는 것. 특히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지방 국립대와 경쟁하기 위해 ‘등록금 50% 감면’ 같은 무리한 혜택을 유치조건으로 내건 곳이 부지기수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중국, 베트남 등지의 유학생들로부터 등록금 전액을 다 받을 경우 유학생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청주대(사립 4년제)의 경우 국내 학생 등록금(400만원가량)의 절반인 200만원이면 외국인 유학생 입학이 가능하다. 대전에 있는 모 대학 입학관계자는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판촉 경쟁을 벌이다 보니 실제로 얻는 수익은 미미한 정도”라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지방대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시설투자에도 상당한 액수를 들이고 있다. 청주대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해 총 공사비 1106억원을 투입해 외국인 유학생 73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인터내셔널 빌리지’라는 기숙사도 만들었다. 올 초부터 사용예정인 이 건물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게 될 한국어센터도 들어서게 된다. 대전에 있는 우송대(사립 4년제)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과대를 아예 새로 신설했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단과대에는 현재 200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지만 한국 학생은 아직 한 명도 없다. 2009학년도에는 처음으로 국내 신입생도 받을 예정이다.

지역경제는 "대환영"

오피스텔·식당 등 대학가 주변 상권 활기
대전시는 88억원 들여 전용 기숙사 건립

정작 외국인 유학생들을 반기는 곳은 대학가 주변상가를 비롯한 지역 상권이다. 침체된 지역 경제에 돈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주변의 소형 오피스텔, 하숙집, 자취방은 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후문이다.
대학가 주변의 유동인구가 수백에서 수천 명씩 늘어나면서 기숙사를 구하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 주변에서 방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대의 경우도 1264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 중 1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하고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은 500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700명이 넘는 나머지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자취나 하숙 등의 방법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전담 유치팀을 꾸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 7000명 유치를 목표로 내건 대전시는 시비 44억원을 포함해 모두 88억원을 투입해 ‘누리관’이란 외국인 유학생 전용기숙사를 건립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448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 달 10만원가량을 내고 생활 중이다. 대전시 국제교육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전시 관내에 충남대(1084명)를 비롯해 4023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자비유학생으로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별도로 시비를 배정해 대전 대학들을 대상으로 한 유학 홍보물도 제작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한 대학의 입학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 6만명이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밥값으로 1만원만 쓴다고 해도 하루에 6억, 1년에 2000억원이 넘게 지역에 뿌려지는 것”이라고 했다.

유학생에 목매는 이유

정원 미달 사태 심각… 재정 위기로 문 닫을 위기
휴학·자퇴… 서울로 간 학생 공백 메울 유일 대안

이처럼 지방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올인’하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보통 지방대들의 수익원은 학생들이 매년 학교에 내는 등록금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60%에 달해 미국(30%)의 2배나 된다. 하지만 해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수와 입학 원서를 제출하는 학생 수는 감소추세에 있다. 특히 호남권(광주, 전라, 제주)의 경우는 신입생 감소로 대학 등록률이 75%를 밑도는 수준이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양호해 95% 정도다. 이와 관련, 국내 대표적 민간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SERI)도 “지방대학의 경우는 정원 미달사태가 심각하다”며 “이는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대학 실정을 감안할 때 재정위기로 인해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렵고 생존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이 연구소의 조현국 연구원(교육경제학)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기에 문을 닫을 학교가 문닫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며 “정확한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취약한 지방대학의 재정에 외국인 유학생이 일정부분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고등학교나 각 지자체에서도 서울 유학을 권장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들은 지방대학의 공백을 메우는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서울 시내에 지방 광역자치단체(광역시·도)가 고향 유학생들을 위해 건립한 기숙사만 6개가 있다. 거기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 단위에서 건립한 기숙사까지 합하면 그 수는 무려 20여개에 달한다. 지자체 관내에 지방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운영하는 곳은 전라북도와 강원도 두 곳에 불과하다. 지방 학생들도 지방대에 남기보다는 서울로 진학하길 희망하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충북 영동고의 윤치용(52) 교사는 “우리 학교의 경우 전교생의 40%가량은 서울지역 대학에 원서를 낸다”며 “대전, 청주 등 주변 도시에도 대학은 많지만 어차피 집에서 통학이 힘들다면 취업이나 교육여건을 비롯해 문화환경이 좋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유

외국인은 정원 외 입학… 인가 없이 학생 수 늘리기 가능
“OECD국 비해 크게 부족” “대학 글로벌화 도움” 주장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붐을 이루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유학생 정원 늘리기가 국내 학생을 늘리는 것보다 제도적으로 쉽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학생 정원을 늘리는 것은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정원을 늘릴 때에는 이 같은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 없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 정원’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각 대학별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무제한 정원을 늘릴 수 있다. 같은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더 걸치면 되는 것이다. 931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영남대(사립 4년제) 국제교류원 이승환 국제교류팀장은 “외국인 유학생은 대학의 국제화 이미지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정원 외 입학이기 때문에 재정에도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등록금의 30~50% 정도를 깎아주기도 하지만 정원 외 모집인 만큼 전체적으로 따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할수록 학교 측에는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오히려 외국인 유학생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의 글로벌화에도 도움이 되고 OECD 국가와 비교해 아직 우리나라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청주대 김영재 국제협력연구원장은 “미국이나 프랑스 대학의 경우는 15~20%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적은 노력으로 대학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최고의 홍보수단”이라고 강조했다. OECD 국가의 국내 재학생 대비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9.6%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1.14%에 불과하다.


| 국적별 외국인 유학생 |


북미·아프리카 등 국적은 다양하지만 중화권이 전체의 90%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의 국적은 아시아에서 북미, 아프리카까지 전세계를 망라한다. 이 중 중국이 4만4000여명으로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일본(3300여명), 몽골(2000여명), 베트남(1800여명), 미국(1400여명), 타이완(1100여명) 순이다.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매년 1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중국과 타이완, 홍콩, 마카오에서 온 유학생까지 포함하면 중화권 유학생은 이미 한국 유학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위 일본은 지난 2001년만 해도 유학생 수 3500여명으로 중국(3200여명)보다 많은 적도 있었으나 2006년(3700여명)을 기점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국가 전체 인구가 270만명에 불과한 몽골의 경우 현재 2000명가량의 학생들을 한국으로 보낸 상태다. 덕분에 몽골은 지난 2008년 처음으로 베트남 유학생을 제치고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특히 지방 국립대의 중화권(중국, 타이완, 홍콩) 유학생 편중 현상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방 국립대의 경우 학비도 사립대의 절반에 불과하고 생활물가도 서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유학생 중 중화권 유학생의 비율이 높은 대학 상위 1위부터 5위까지는 충북대, 충남대, 전남대, 부산대, 제주대 순으로 4년제 지방 국립대들이 싹쓸이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민 세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국립대가 ‘중화권 국립대학’으로 변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희대 정완용 입학관리처장은 “각 대학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외국인 유학생의 90%가량이 중국인 유학생으로 다변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외국인 유학생 유치 논란 |


찬성한다
국가 서비스 수지 개선…지방대 재정에 도움
각국에 한국 알릴 ‘친한파’도 늘어나는 효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지 개선을 중요한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외유학이나 연수 목적으로 해외에 지급된 금액은 모두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같은 목적으로 국내로 들어온 돈은 4600만달러(약 6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로 들어온 돈의 100배가 넘는 외화가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만성적인 해외교육ㆍ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방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의 재정확충을 위해서도 외국인 유학생을 지방대학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로 빠져나간 지방 고급인재를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도 있다.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일부 지방 대학원의 경우 학생수 미달로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공백을 외국인 유학생들이 메워준다는 것. 경북대 공대 행정실의 전광표씨는 “대학원의 경우 일반 대학보다 학생 유출이 더욱 심각하다”며 “석·박사 과정 대부분의 연구 프로젝트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서로 말이 통하는 한국인 학생들이 연구에 유리하긴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서울로 유출되고 있어 대학원 측에서는 연구인력 충원을 위해서라도 외국인 유학생 선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한파(親韓派)’육성이라는 부가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 6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생활을 통해 한국문화나 한국의 위상을 세계 각지에 널리 알리는 첨병이 될 수도 있다는 것. 한국정보통신대(사립 4년제) 김은정 국제교류센터장은 “이전까지 한국을 개발도상국 정도로 알고 있었던 외국 유학생들이 실제로 교육을 받으면서 한국의 교육과 문화수준을 재평가하게 된 경우를 많이 봤다”며 “미국이 풀브라이트 장학생 제도를 통해 전세계 각지에서 ‘친미파(親美派)’를 육성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외국인 유학생 지원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한다
지역인재 육성해야 할 지방대가 돈벌이 치중
일부는 불법체류 목적으로 유학비자 악용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방대가 지방인재 육성이라는 본연의 목적보다는 돈벌이에 치중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경희대 정완용 입학관리처장은 “각 대학들의 글로벌화가 추진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들이 학업보다는 아르바이트에 치중하는 등의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행정학과 하혜수 교수도 “현재 많은 대학들이 보여주는 외국인 유학생 모집은 내국인 학생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는 ‘장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지방에서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역량을 강화해 주변지역 학생들이 몰려올 수 있는 환경조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학비자(D-2)를 받고 유학생 신분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지방 공단 등에서 취업비자 없이 무허가로 일을 하며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높다. 실제 지난 12월 22일에는 대전ㆍ충남지역에서 가짜 외국인 유학생 1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중국 현지에 있는 브로커를 통해 1인당 800만~1000만원을 주고 고교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을 위조해 국내로 입국한 가짜 유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취업목적으로 잠적하거나 등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일부 대학은 더욱 많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불법행위를 묵인한 의혹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 체류정책팀의 김정도 사무관은 “외국인 유학생 10명 중 1명은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유학이 입국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또 “대학들의 유학생 초청 심사를 강화하고 유학생 정보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의 체류 등록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제는 지방대도 외국인 유치에 나설 때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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