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日本)학자의 소신 발언 "한(韓)·일(日)병합은 불법이었다"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08.12.30 03:25 | 수정 2008.12.30 05:46

    日메이지大 사사가와 교수
    "신체적 위협 가한 무효 조약 손해배상 청구 지금도 가능"

    사사가와 노리가쓰 교수는“현재의 일본을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선 스스로 잘못된 것을 인정하 고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1910년 한·일 강제 병합의 부당성을 역설한 한·일 학자들의 공동 연구 성과가 최근 일본에서 출간됐다. 800쪽 분량의 《한국병합과 현대(韓國倂合と現代)》(아카시쇼텐·明石書店)다. 이태진(李泰鎭)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와 백충현(白忠鉉·1939~2007) 전 서울대 교수 등이 지난 2001년부터 추진해온 한·일 강제 병합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 작업의 결실로 한국판은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이다. 그 동안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은 아홉 차례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최근 방한한 사사가와 노리가쓰(笹川紀勝·68) 일본 메이지(明治)대 법학부 교수를 만났다. 저명한 헌법학자인 그는 이태진 교수와 함께 이 책의 공동 편자(編者)로 한·일 강제 병합이 국제법적으로 불법이었음을 논증한 네 편의 논문을 실었다. 그는 아라이 신이치(荒井信一) 이바라키대 명예교수와 함께 한·일 병합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일본 학자 중 한 명이다.

    ―한·일 병합이 무효라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제법상 조약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합의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조약 당사자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강박이나 신체적 강제가 있었다면 그것이 성립될 수 없다. 그런데 1905년 을사조약 때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한국 대신들을 수옥헌(漱玉軒·지금의 중명전)의 한 방에 집어 넣고 신체상의 위협을 가했다. 또 일본 군대는 궁전을 포위하고 위협했다. 황제와 대신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조약을 승인한 것이 아니므로 국제법상 무효이며, 그것을 기반으로 이뤄진 한·일 병합 역시 불법이다."

    ―지금 와서 그것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무리 100여년 전의 일이라고 해도 그것이 무효라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역사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다."

    ―그와 비슷한 사례가 다른 곳에서도 있었는가?

    "1793년 폴란드 의회가 러시아·프로이센에 대한 영토 분할을 승인할 때 러시아는 군대를 동원해 의회를 포위하고 강압적으로 승인을 요구했다. 스위스 법학자 지오바니 베너(Wenner)는 폴란드와 한국의 경우를 비교한 뒤 둘 다 불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1773년 폴란드 1차 분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당시의 조약은 이미 국제연맹 법사위원회에서 무효임을 인정했다."

    국제법상 1910년의 한일강제병합이 불법이었음을 논문을 통해 밝힌 사사가와 노리가쓰(笹川紀勝) 일본 메이지대 교수.(뒷부분에 한국어 통역 나옵니다) /유석재 기자


    중국어로 이 기사 읽기   e.chosun.com/cs/200808/images/japan.gif" align=absMiddle> 일본어로 이 기사 읽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