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나르기' 눈감은 네이버·다음 형사처벌

입력 2008.12.24 02:56

불법音源 유통혐의 1억2000만원씩 벌금 물려
"영향력 커진 포털의 책임 강화는 세계적 추세"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MP3파일 등 불법 음원이 유통된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네이버다음에 각각 1억2000만원씩의 벌금을 부과했다. 인터넷에서의 저작권 침해로 개인이 처벌받은 사례는 있지만, '유통 공간'을 제공한 포털에 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23일 네이버 운영사인 ㈜NHN과 다음의 운영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하고, 자회사인 ㈜NHN서비스와 ㈜다음서비스는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 4개 법인에 각각 3000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검찰은 또 이와 별개로 NHN의 최모(36) 센터장과 다음의 허모(40) 본부장, NHN서비스의 권모(35) 상황팀장과 다음서비스의 이모(38) 센터장 등 4명을 각각 벌금 30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들 회사와 개인들에게 부과된 벌금은 총 2억4000만원이다.

이들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자신들이 관리하는 음악이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불법 공유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수차례 요구했지만, 침해 실태를 알고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 몰라라' 하던 인터넷 포털에 제동

검찰의 이번 기소는 포털에서 유통되는 음악파일을 비롯해 동영상·사진·글 등의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서도 포털에 '적극적 관리자'로서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포털 업체들은 그동안 "네티즌 개인이 카페나 블로그에 올린 내용까지 걸러내는 것은 무리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이미 저작권 보호를 위한 필터링(불법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 시스템이 개발돼 있음에도 포털은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NHN은 검찰수사가 진행되자 지난달 '음악 파일 주소로 올리기(불법 음악이 저장된 경로를 알려주는 기능)' 기능을 삭제한 데 이어 23일에는 저작권을 위반한 음악파일을 차단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다음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개별 네티즌의 불법 콘텐츠 공유를 막기 힘들다"던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애초부터 방법이 있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포털 업체들은 검색창에 '거짓말' 같은 가요 제목을 입력하면 '거짓말 듣기', '거짓말 다운' 등의 연관 검색어를 자동으로 만들어 해당 곡을 다운받는 블로그로 연결되는 등 사실상 불법 유통을 '방조'한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10~11월 검찰이 이들 회사를 압수 수색한 결과 NHN의 시스템에서는 약 1000만건의 음악파일이 저장돼 있었고, 다음에는 약 340만건의 음악파일이 발견됐다. 검찰은 이 중 불법 음악의 비율이 60% 이상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 음악파일들은 대부분 카페나 블로그처럼 네티즌 개인이 이용하는 공간에 올라와 있는 것들이지만 검찰은 서비스 업체에 책임을 물었다.

포털의 책임 강화는 세계적 추세

음악 파일을 비롯해 인터넷에 떠다니는 불법·유해 콘텐츠에 대한 포털의 관리 책임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포털에는 하루 수백만 건의 정보가 올라오고 있으며, 콘텐츠의 종류도 음악·동영상·사진·글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한국저작권보호센터 조사에 따르면, 포털에서 불법 유통되는 콘텐츠의 규모는 음악의 경우 24억2057만곡, 영상물은 17억9000만편, 만화 11억8400만편 등으로 나타났다.

권리 침해의 유형도 음악이나 동영상의 저작권 침해뿐 아니라 음란물 유포나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영업방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올 5~6월에는 일부 네티즌이 특정 신문의 광고주 기업 리스트를 게시판에 올려 놓고 이들 업체에 하루 수백 통의 전화를 걸어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해당 게시판이 개설돼 있었던 포털 다음은 피해 기업들의 삭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저작권 침해를 '정보 공유' 정도로 안이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포털 업체들이 적극적인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신문방송학)는 "해외에서도 포털에 적극적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지우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방조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판례가 늘고 있다"며 "인터넷 도입 초기와 달리 포털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책임도 무겁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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