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盧)전대통령이 남편 파렴치범(犯) 만들어… 사과 안하면 소송 검토"

조선일보
  • 강훈 기자
    입력 2008.12.16 00:07 | 수정 2008.12.17 21:35

    ● 故 남상국 前 대우건설사장 부인 인터뷰
    "노건평씨에게 청탁도, 머리 조아리는 일도 없었는데…
    억울했지만 묻고 살려 했다… 진실 밝혀지길 바랄 뿐"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부인 김선옥(57)씨가 남편의 투신 자살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그동안 그냥 묻어두려고 애썼지만 억울하게 죽은 남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가족회의를 거쳐 본보와의 인터뷰에 응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는 김씨의 시동생인 남상오·상곤씨가 동석했다.

    ―그간 언론을 피해왔는데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 이유가 있습니까.

    "저희는 묻고 살려고 했는데, 정말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일인 노건평씨 사건 때문에 TV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기자회견했던 뉴스가 다시 나오더라고요. 그럴 때 제 가족들은 '남상국 사장 연임 3000만원', 그것만 나오면 자지러지겠어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동생 상곤₩상오씨와 부인 김선옥씨(왼쪽부터)가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화 기자 peace@chosun.com

    ―당시 노 대통령의 TV 기자회견을 남편과 함께 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남편은 당시 노건평씨가 있는 김해에 가서 사장 연임을 부탁하며 머리 조아리고 한 적도 없는데, 노 대통령은 '좋은 학교 나오고 성공한 분'이라는 말씀까지 하면서 공개적으로 남편을 망신줬어요.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었지요. 남편이 그렇지 않다는 건 검찰 수사에도 나오잖아요."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해줄 수 있습니까.

    "어느 날(2004년 3월 11일) 대통령의 회견이 있다고 해서 남편과 저는 그걸 서서 봤어요. (듣고 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고. 어떻게 저렇게 회사 살리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저런 대대적인 망신을 당하느냐고 생각했지요. 남편은 그 길로 나갔어요. 점심 때라 식사하고 나가시라고 하니까 우리끼리 먹으라고 하고 그냥 나갔어요. 얼마 뒤 용산경찰서에서 집으로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가벼운) 교통사고가 났나 하고 생각했는데, 투신했다는 거예요. 그때 저는 소리만 질렀어요. 저녁에 임원분들이 집에 와서 '(회견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 (남편은) 김해 간 일도 없고, 돈을 전해준 일도 없고, 절대 아니다'고 계속 말했어요. 그러니 너무 억울하죠, 억울해."

    ―검찰은 남 전 사장으로부터 사장 연임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노건평씨를 기소했는데.

    "남편은 연임 청탁이나 그런 걸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노건평씨)한테 '이번에 사장 임기 다 되어가는데, 다시 사장 시켜주세요'라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돈을 준 것도 대우건설을 끌어들이려 했던 민경찬(노건평씨 처남)씨와 다른 사람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당시 민경찬씨 등이 남 전 사장에게 "연임을 도와줄테니 건물을 싼값에 지어달라"면서 접근했다는 검찰의 수사기록이 있음. 민씨 등의 모의 과정에서 돈이 오간 것이지 남편이 직접 노건평씨에게 돈을 준 것이 아니라는 것)."

    ―당시 검찰 수사 상황을 기억하나요.

    "2004년 1월인가 아침에 출근하려는데, 별안간 (검찰이) 압수수색을 왔어요. 사장 퇴임하고 두 달 정도 뒤였지요. 집 앞에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에 갔다가 이틀만인가 돌아왔고, 그 뒤로는 별 진행 상황이 없었고, 남편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어요. 원래 바깥 일을 안에서 말하는 분이 아니었답니다."

    ―남편이 자살할 것 같은 징후는 없었습니까.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까지 그런 일은 전혀 없었어요."

    ―남편 자살 이후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측에서 연락이 없었나요.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섭섭하지 않았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도 손주를 예뻐하신다고 그러시데요. 당시 신문에 보니까 청와대로 불러서 논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희는 저희 손주들 할아버지 없는 애들 만들어 놓고, 그 분은 그런 말씀 하시고도…(눈시울을 붉힘)."

    ―노 전 대통령이 어떻게 해주길 바라나요.

    "저희는 노 전 대통령의 사과를 바라는 거예요. 그래서 노건평씨나 이번 비슷한 사건이 나왔을 때 남상국 사장이 연임청탁을 해서 3000만원을 줬고, 노건평씨에게 찾아가서 머리 조아리고 하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게 진실이라고 밝혀지길 바라는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법적 조치까지 검토할 겁니다. 민·형사 소송도 고려하고 있어요. 진실을 밝히는 게 돌아가신 남편과 저희 가족들의 억울함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우리는 숨만 쉬고 살아왔어요. 고소해서 남편이 살아온다면 벌써 고소를 했겠지요. 그게 아니니까 덮어가려고 했는데, 이번에 기사가 또 뜨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냥 신문 읽고 넘어가면 되지만, 우리 가슴은 후벼 파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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