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1년 동안 은혜를 받는 '수혜국'이었고, 다시 5년 동안은 도움을 베푸는 '후원국'이었다. 국제적인 어린이 양육기구 컴패션(Compassion)이 12월로 한국 재(再)진출 5주년을 맞는다. 한국컴패션은 내달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후원자들을 위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컴패션은 6·25를 계기로 탄생했다. 1952년 선교사로 한국을 찾았던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어린이들의 시신을 보고 충격을 받아 미국 내 크리스천사회에 도움을 호소해 창설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월드비전'과 함께 전세계로 활동범위를 넓힌 국제 구호기구라는 점이 특징이다.
컴패션은 만 3세~고교생까지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청소년과 후원자를 1대 1로 결연해 최소한의 인격적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를 입양 혹은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공부하고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금은 후원자가 1인당 월 3만5000원씩 기부하면 이를 현지 컴패션 프로그램을 통해 적절하게 지원한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에서 41년 동안 약 10만 명이 혜택을 받았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1993년에 지원은 끊어졌고 10년 만인 지난 2003년에는 후원국으로 컴패션이 다시 한국에 진출한 것이다.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 전환된 것은 한국이 유일한 케이스이다. 현재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모두 26개국 약 4만5000명의 어린이들이 한국의 3만6000여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공부하고 병을 치료하며 생활하고 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 션·정혜영 부부, 배우 유지태 등의 활동을 통해 국내에서 컴패션의 활약이 알려져 있다. 또 온누리교회, 지구촌교회, 부산호산나교회 등이 각각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대전순복음교회는 십일조 헌금 전액을 후원하고 있다고 한국컴패션은 밝혔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한국컴패션은 출범 5년 만에 전 세계 11개 후원국가 가운데 4번째 많은 어린이를 후원하는 규모로 급성장했다.
한국컴패션 대표 서정인 목사는 "도움을 받는 나라들이 '우리도 한국처럼 (후원국으로 변화)되길 바란다'며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종교와 인종을 넘어 밥 굶고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투명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