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세계박람회 기념품 3000여 점 모았어요"

조선일보
  • 곽아람 기자
    입력 2008.11.21 03:25 | 수정 2008.11.21 07:22

    백성현 명지전문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교수
    진귀품 많아… 전시관 짓는게 꿈
    2012 여수 박람회에 도움됐으면

    20년간 세계박람회 기념품을 수집해 온 백성현 명지전문대 교수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은 1851년 런던 세계박람회 기념품인 와인 홀더, 왼손에 들고 있는 것은 1937년 파리 세계박람회 기념품인 목제 저금통이다. /곽아람 기자 aramu@chosun.com
    1988년 프랑스 파리, 골동품 벼룩시장을 기웃거리던 40대 한국 남성은 무심코 프랑스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 모양의 목제 저금통을 집어들었다. 당시 대기업 주재원으로 파리에 살며 세계 각국의 저금통을 수집하던 그는 당장 호주머니를 털어 이 저금통을 구입했다.

    "그 저금통이 알고 보니 1937년 파리에서 열렸던 세계박람회 기념품이었어요. 박람회 방문객들에게 판매했던 거죠. 그때부터 제 관심사는 저금통 수집을 넘어 세계박람회 기념품 수집으로 확장됐어요."

    20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빌딩 지하 전시장에서 백성현(58) 명지전문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교수를 만났다. 전시품 목록에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최초의 세계박람회부터 2005년 일본 아이치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까지의 관련 기념품들이 망라돼 있다. 수량만 3000여 점, 개최국 수만 해도 80여개에 달한다. 꽃병, 구두, 접시, 분갑, 우산, 스카프, 엽서, 모자, 장난감…. 종류도 다양하다. "골동품 가게를 뒤지고, 경매에 참가하고, 세계 컬렉터들과 교신한 끝에 모은 귀중한 것들이죠."
    백 교수가 가장 아끼는 것은 1851년 런던 박람회 기념품인 은제 와인병 홀더. 당시 박람회 후원자였던 빅토리아 여왕과 개최자였던 여왕의 남편 앨버트 공, 박람회장이었던 '수정궁(crystal palace)'이 섬세하게 세공돼 있다. "당시 영국엔 금주령이 내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이 박람회 기념품으로는 와인병 홀더를 제작해 판매했죠. 재미있지 않아요? 1990년대 초 파리에서 이걸 발견했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돈이 없어 망설였어요. 제가 아끼던 수집품 하나를 골동품상에 가져다 주고 거기에 웃돈을 얹어 구입하기로 결정을 내렸었지요."

    그는 또 다른 수집품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엔 그림엽서와 주석 접시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한국독립관을 열고 참가했던 1900년 파리 박람회의 한국관 홍보 엽서예요. 이 접시요? 1851년 런던 박람회 때 어린이용 기념품으로 만들어진 거죠. 보세요, 아이들 교육용으로 알파벳이 새겨져 있죠?"

    백 교수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알아주는 컬렉터다. 고대 로마 저금통까지 소장하고 있는 그는 세계 저금통 수집가 협회의 아시아 최초 회원이며, 한때는 앤티크 로봇도 수집했다. 이후 구한말 한국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을 수집해 한국의 이미지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그가 현재 품고 있는 계획은 20년 가까이 수집한 세계박람회 기념품들로 구성된 전시관을 짓는 것. 현재 한 패션브랜드 기업과 손을 잡고 전시관을 꾸미고 있다. "산업화가 진행된 1960년대 이후엔 박람회 기념품들이 예술적 가치를 잃어버렸어요. 제 수집품들에서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비롯한 우리나라 박람회 기획자들이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디자인 솔루션을 찾길 바랍니다."
    15년간 세계 박람회 기념품을 수집해 온 백성현 명지 전문대 교수는 "내 수집품들이 우리나라 박람회의 디자인 솔루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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