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소식통이 “정보당국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찾은 것은 그를 벌주거나 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관료로 기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와 진위여부가 주목된다.

한국일보 서화숙 편집위원은 이날 ‘핵심관계자 대 미네르바’라는 제목의 ‘서화숙 칼럼’을 통해 청와대 익명의 소식통이 “예측이 맞다고 경제정책도 잘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예측조차도 맞지 않다면 현실파악 자체도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미네르바를 기용해서 정확한 현실진단을 한 후 향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서 편집위원은 “종전까지는 미네르바의 발언에 대해 김경한 법무장관이 수사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국회에서 공언한 것과 이미 정보당국이 미네르바의 신상을 파악했다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라 이 같은 청와대 소식통의 의견은 뜻밖”이라고 했다.

서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네르바를 정보당국이 추적한 것은 입바른 소리로 국민심리를 동요케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변했다고 재야의 비공개소식통이 전했다”고 소개했으나 “대통령이 인터넷 논객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사소한 일에까지 언급했을 리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에 미네르바 기용론과 재갈론은 사태추이를 지켜봐야 사실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 온 미네르바는 지난 7월 리먼브러더스의 부도 등 미국발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현 정부 경제 정책과 금융시장 등에 대한 예리한 분석글을 올리면서 투자자와 네티즌들 사이에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렸으나 자신을 ‘고구마를 파는 늙은이’라고 소개했을 뿐 자신의 신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로 해 왔다.

‘미네르바’의 게시글들이  온라인에서 파장을 일으키며 ‘미네르바 신드롬’이 일어나자 기획재정부는 미네르바 등 사이버 논객들에게 정부 방침을 설명하거나 자료를 제공해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고, 정보당국은 미네르바의 신원 추적에 나선 끝에 “(미네르바의) 나이는 50대 초반이고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라는 사실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네르바’는 지난 13일 아고라에 ‘이제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글을 통해 “한국에서 경제 예측을 하는 것도 불법사유라니 입 닥치고 사는 수 밖에…경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기 때문에 입 닥치겠다”고 절필을 선언해 배경에 의문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