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좌파, 촛불을 횃불로 바꾸려했다"

조선일보
  • 박해현 기자
    입력 2008.10.10 02:55

    김지하, 인터넷신문 기고
    "지난 5년 집권 뒤 돈 맛·권력 맛 봐…
    정치 개떡같이 하고 나라경제 몽땅 망쳐"

    김지하(金芝河·사진) 시인이 지난 봄·여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주도한 일부 좌파 세력을 가리켜 "촛불을 횃불로 바꾸려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시인은 "4월 29일 청계광장에서 어린이·청소년·여성들이 가만히 촛불을 켰을 때 비웃음을 일삼던 정의의 홍길동이들이 6월 10일 전후로 끼어들기 시작해 6월 29일에는 완연히 촛불을 횃불로 바꾸어 버리려 했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9일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 '좌익에 묻는다'를 통해 "촛불은 옛 우리 할머니들처럼 간절한 소망을 조용히 뒤뜰에 맑은 물 한 그릇 떠놓고 비는 것이요, 횃불은 '불현당'(불켠당·明火賊)이 높이 쳐들어 부잣집을 덮치면서 허공에 지글지글 타오르던 것이다"라며 "촛불은 후천개벽으로 가려는 길이지만 횃불은 정권 탈취를 위한 혁명에의 몸부림이다.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시인은 자신이 상중(喪中)일 때 조문을 온 좌파 문화운동가들이 "우리가 시청 광장에서 문화행동을 조직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몹시 불쾌했다. '문화행동'을 '조직했다'? 조직했다? 문화를?"이라고 반문하며 쓴소리를 뱉었다. '조직'이란 '사기 친다'는 뜻도 된다고 한 김 시인은 "그들이 그 예쁘고 애리애리한 어린이, 청소년, 여성들, 쓸쓸한 외톨이 대중들의 소담한 촛불을 왜가리같이 악써대며 '씨×!' '×같이!' '죽여라!' '밟아라' '×어 죽여라!' '때려 부숴라!'의 그 흉흉칙칙한 구정물 바다에 몰아넣고 횃불을 치켜올렸다는 것, 그것을 또 자랑처럼 으쓱대며 떠벌리는 것. 너무 추(醜)했다"고 비난했다.

    김 시인은 좌파 운동가들을 향해 "그들이 왜 이리 됐는가"라고 물으면서 "지난 5년 집권 뒤부터다. 돈맛, 권력 맛을 본 뒤부터다. 정치는 개떡으로 하면서 만판으로 저희끼리만 즐겼던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일부 좌파 단체의 독직사건을 염두에 둔 듯 "못 속인다. 이제 다 드러난다. 심지어 그들 가운데 어떤 놈은 공적인 문화예산 가운데서 상당액수를 제 개인 빚 갚는다며 인 마이 포켓 한 놈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진보는 극좌가 아니다"고 한 김 시인은 "나는 그들의 본질을 지난 5년 노 정권 당시에 똑똑히 알았다. 마르크스 자본론은 아예 읽은 일도 없고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자들이 정권을 틀어쥐고 앉아 왔다 갔다 나라 경제를 몽땅 망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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