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민간 사업자에 9000억 보전…"SOC 마피아" 비난

입력 2008.10.05 16:34

국가가 최근 7년간 9000억원 규모를 민자고속도로 손실 보전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일부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 “공무원, 토목업자들, 정치인들은 모두 SOC(사회간접자본) 마피아”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국토해양부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인천공항, 천안-논산과 대구-부산 고속도로 등 민자고속도로 세 곳의 손실 보전 금액은 작년까지 모두 9072억원에 이르렀다.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경우 해마다 손실보전금액이 1000억원, 2003년 개통한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5년간 1974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규모의 금액을 정부가 민자도로에게 보전해줄 수 밖에 없는 까닭은 정부와 사업자간에 맺은 적자보전 협약 때문이다. 예측한 통행량에 못 미쳐 민자 사업이 손해를 보면 국가가 적자를 보전해준다는 협약이다. 이렇게 되면 민자 사업자의 경우 적자를 정부가 메워주기 때문에 예상 통행량을 최대한 부풀리는 게 사업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계속 문제가 제기돼 지난 2006년 폐지됐으나 기존에 협약을 맺은 사업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위 세 가지 사례 모두 예측 통행량과 실제 교통량이 큰 차이가 난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2002년 협약 교통량이 하루 평균 12만1496대였으나 실제 교통량은 5만4244대로 절반도 채 안됐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역시 작년 협약 교통량(5만5624대)과 실제 교통량(3만2390대)은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엉터리 수요예측의 원인은 둘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관련부처 공무원들의 실력이 없거나, 업자 로비에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업자 로비에 넘어갔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 MBC 보도에 따르면 민간제안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국토연구원의 한 위원은 제안 업체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골프접대를 받았다. 2004년 당시 건설교통부의 모 국장은 업체에게 유리한 사업 제안서를 임의로 심의 통과 시켰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더욱이 이런 사업의 경우 정치인들의 공약에서 시작, 사무관에서 장관에 이르기까지 공무원 조직 전체가 결재라인을 통해 공동책임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처벌 대상을 찾기 어렵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도로뿐이 아니다. 2495억원이 소요된 광역상수도시설과 지방상수도 시설의 중복•과잉 투자로 인해 가동률이 60%에 불과하며 고속철도의 경우 처음엔 개통되면 하루 15만명이 탈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2007년 현재 하루 이용객은 10만2000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정치인과 해당 공무원, 민자 사업자간 네트워크를 두고 ‘SOC 마피아’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라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기 배만 불리자는 무책임한 공무원과 이기적인 사업자들, 거기에 책임 소재 못 밝혀내는 공무원 감사시스템의 공동 작품”이라며 “짜고 치는 고스톱에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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