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2세' 내각

입력 2008.09.25 02:46

외무상에 나카소네 前총리 아들 발탁
오부치 前총리 딸도 '최연소 장관'에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성(姓)을 달라고 해서 한 것(2003년 5월)"이란 망언을 했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신임 일본 총리가 내각 인선에서 자민당의 대표적인 '망언꾼' 2명을 주요 각료로 임명했다. 또 34세에 불과한 전직 총리의 딸을 장관에 등용하는, 이른바 '서프라이즈(surprise) 인사(人事)'를 단행했다. 10~11월로 예상되는 총선에서 지지 기반인 보수표와, 바람에 휩쓸리는 대중표를 모두 흡수하겠다는 포석(布石)이다.

양대 '망언꾼' 등용

국토교통상에 지명된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는 2005년 문부과학상 재임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일본 땅으로 교과서에 명기해야 한다"고 발언해, 이른바 '나카야마 망언' 파문을 일으킨 인물. 또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 자체를 부정하면서, 위안부의 교과서 기술을 삭제하는 데 앞장섰다. 일본 국회의 최대 극우 집단으로, 역사왜곡 교과서를 지지해온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의 모임' 회장도 맡고 있다.

또 파격적으로 재무상과 금융상을 겸임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는 A급 전범의 사당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매년 참배하고 일본의 핵무장을 주장하는 극우인사다.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수정을 요구한다.
왼쪽부터 나카야마 교통상, 나카가와 재무상, 나카소네 외무상, 오부치 저출산장관.
애 낳았다고 저출산 담당상

이번 인사의 백미는 3선 여성 중의원인 오부치 유코(小淵優子)를 소자화(少子化·저출산) 담당상에 임명한 것. 올해 34세로 전후(戰後) 최연소 장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오부치가 이미 3선의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2000년 뇌경색으로 숨진 아버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총리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 1남 2녀 중 막내였지만 아버지의 정치 비서를 지내면서, 가업을 승계했다. 남편은 한·일 합작드라마 '프렌즈'와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은 '꽃보다 남자'를 만든 민영방송 TBS의 유명 프로듀서다.

오부치는 작년 9월 의원 재직 중에 첫 아이를 출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 일본 시민단체가 주는 '제1회 베스트 마더(best mother)상'을 받았다. 여세를 몰아 이번 조각에서 아기를 많이 낳는 대책을 세우는 장관에 올랐다. 자민당은 2003년 선거를 앞두고 명문가의 정치 신예 아베 신조를 간사장에 전격 기용해 내각지지율을 단숨에 20%포인트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내각의 간판은 안정적 친한파

반면, 관방장관과 외상은 각각 '조선통신사 교류 의원의 모임' 회장을 역임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健夫)와 한일 우호관계의 초석을 쌓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아들인 히로후미(弘文)를 지명했다. 내각의 대내외적 양대 '간판'은 안정적으로 가져간 것이다.

6선 중의원인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한·일의원연맹 부간사장이면서 재일한국인의 일본 내 참정권 획득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자민당 내 친한파. 4선 참의원인 나카소네 신임 외상은 한·중 관계 위해 야스쿠니 참배를 중단한 나카소네 전 총리의 대승적 외교 노선을 이어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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