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4년②] 단속 비웃듯 음지에서 성업중인 성매매

  • 뉴시스
    입력 2008.09.21 20:43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4년을 맞았다. 2004년 9월23일 특별법이 처음 시행된 이후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집창촌 등에 대한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는 설 땅을 잃고 있은 것처럼 보인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성매매 집결지라 불리던 집창촌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속을 피해 성매매는 더욱 음성화 되는 등 이동을 거듭하며 곳곳에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음지에서 성행 중인 성매매업소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집창촌의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경찰의 눈을 피한 음지에서 이뤄지는 성매매는 여전히 성업중이다.
    도심 곳곳에서 스포츠마사지와 휴게텔 등의 간판을 내걸고 영업중인 불법 성매매업소들을 찾아볼 수 있고, 특히 술자리와 성매매가 동시에 이뤄지는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급기야 주택가와 도심 번화가에 일반 오피스텔로 위장한 성매매업소들도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오피스텔로 위장한 성매매업소의 경우 전화로 예약을 받아 성매매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어둠이 깔리는 밤이면 거리 곳곳에는 안마, 휴게텔, 마사지 등이 적힌 불법 광고물들로 가득하다. 불법 광고물들이 꽂혀있는 자동차 창틀이나 창문, 전봇대 등도 쉽게 눈에 띈다.

    경찰은 이들 성매매업소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불을 끈 채 성을 매매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단속은 말처럼 그리 쉽지않다.

    특히 휴게텔이나 스포츠마사지 등은 신고가 필요 없는 자유업종으로 분류되고, 법적인 규정도 명확하지 않아 처벌이 미약하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어 단속의 손길이 미치기 어렵다.

    경찰 집계에 따르면 집창촌을 이용하는 성매수자는 줄어든 반면,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 등을 이용한 성매수자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돼 '음지'에서의 성매매는 여전히 성업중임을 증명하고 있다.

    성매수남의 성매매 이용 장소는 2006년 집창촌이 964건으로 집계된데 반해 안마·이발소는 9204건, 마사지·휴게텔 4109건, 유흥단란주점 927건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성매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성매매 장소로는 안마·이발소가 2006년 32.9%, 지난해 30.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사성행위 업소도 기승

    유사성행위 업소의 대표주자 중 하나가 '대딸방'이다. 대딸방은 직접적인 성행위가 없으면 처벌이 힘든 성매매특별법의 허점을 파고든 신종 성매매업소다.

    대딸방은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며, 스포츠마사지나 남성휴게실 등의 간판을 이용하는 등 음성적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유래된 '인형방'도 성행중이다. 인형방은 실제 사람 크기의 여성 모형의 인형과 유사 성행위를 하는 업소다. 인형방 역시 실제 여성들과 성매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처벌할 뚜렷한 근거가 없는 상태다.

    유사성행위 업소로 시작해 현재는 실제 성행위가 가능한 업소로 발전한 '쇼방'도 있다. 쇼방은 본래 동남아 여성들이 무대에서 알몸으로 춤을 추는 '쇼바'에서 최근 실제 성행위가 가능한 '떡바'로 진화된 업소라고 볼 수 있다.

    쇼방 내 마련된 침대룸과 쇼파룸 등에서 춤을 추는 여성들과 직접적인 성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어 단속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지하철과 사무실, 병원 등 다양한 세트를 지어놓고 여성 종업원들의 각종 서비스를 받는 '페티시클럽'과 유리벽 너머로 각종 음란행위를 하는 '유리방', 일명 '나가요걸'과 각종 음란행위를 하는 노래방 등 유사성행위 업소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넷·해외원정 성매매 증가

    성매매는 이제 업소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난 지 오래다.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는 미성년자를 포함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고,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해외로 나가 원정 성매매까지 서슴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성매매는 이용이 편리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성매매 매개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인터넷을 통해 만나 일정한 기간 동안 애인역할을 해준 뒤 성매매까지 이어지고 있는 애인대행사이트를 비롯해 일명 '조건만남'이라고 불리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만남이 채팅사이트를 통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성매매 업소 정보를 공유하는 인테넷 사이트도 등장해 성매매를 조장하는 등 인터넷 성매매는 하루하루 유형을 달리하며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경찰 조사결과 인터넷 성매매를 이용하는 경우는 2006년 4486건에서 지난해 999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하계방학 중 청소년 성매매를 집중 단속한 결과 인터넷을 이용한 경우가 92.2%로 청소년 성매매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확산되면서 익명성이 보장되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는 특징으로 인해 이을 이용한 성매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원정 성매매 역시 최근 급속도로 증가한 성매매 유형의 하나로 꼽힌다.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국내 단속을 피해 미국과 호주, 일본 등 해외로 진출했고, 해외에 업소를 찾아 원정 성매수를 떠나는 남성들도 증가했다.

    경찰의 해외 성매매사범 단속 결과에 따르면 2006년 9월11일부터 11월10일까지 불법 해외인력 송출 브로커 조직과 성매매사범 등 5340명을 검거했고,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는 6328명을 붙잡았다.

    ◇끈질기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성매매

    성매매특별법 이후 4년이 지나 집창촌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대딸방과 인형방 등 유사성행위 업소가 새롭게 등장하고, 안마시술소와 휴게텔, 오피스텔 등에서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과 해외 원정 성매매 등이 음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매매는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을 비웃듯이 또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조영숙 소장은 "집창촌이 사라진다고 해서 성매매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의 유형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여성들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 알선자들과 업주들이 이동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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