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직원이 차 밑의 고양이 꺼내다 사고 법원 "자신이 기르던 동물이라도 업무재해"

조선일보
  • 류정 기자
    입력 2008.09.16 02:58

    버려진 고양이를 주워 키우던 주유소 직원이 차 밑으로 들어간 고양이를 빼내려다 차에 깔려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일까 아닐까. 근로복지공단은 '사적 취미생활'에 불과하다고 봤지만, 법원은 고양이를 꺼내는 행위도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11부(재판장 김용찬)는 경기도 한 주유소에서 일하다 숨진 김모(62)씨의 유족이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절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2006년 7월 주유소 창고에서 버려진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키우다가, 주유소 주인이 "창고에서 기르지 말라"는 지시에 따라 주유소 내 화단에 옮겨 길렀다.

    한 달 후 이 고양이는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한 뒤 떠나려는 유조차 밑으로 들어갔고, 김씨는 유조차 운전자에게 "고양이가 나온 뒤 출발하라"고 말한 뒤 고양이를 불러냈다.

    고양이가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자 김씨는 차 밑으로 들어갔고, 유조차 운전자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차가 움직이면 고양이가 놀라서 나오겠지'하는 생각으로 차를 출발시켜 김씨를 숨지게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김씨가 고양이를 보살피고 차 밑에서 꺼내는 행위 등은 사적인 취미활동으로 본인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유족보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고양이가 김씨가 돌보고 기르던 동물이라 하더라도, 유조차가 신속히 출발할 수 있도록 고양이를 치운 것은 주유원으로서 수행해야 할 업무 범위 내에 있는 행위로써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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