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활동을 하는 중국인들은 조직원이 말을 듣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거나 불구로 만들고 있다고 서울신문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시내 한 경찰서에서 만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행동책 A(중국인)씨는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사기에 속은 한 고객의 현금을 인출하다 지난달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중국한국 조직으로 이원화돼 있다고 했다. 중국에는 총책(폭력조직 또는 전문사기집단 추정)과 콜센터 운영팀이, 한국에는 조직책임자, 계좌개설(대포통장 모집)팀, 현금인출팀, 현금송금팀이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A씨는 “중국에는 청부살인이 흔하다. 총책은 한국의 행동책들이 조금만 의심 가는 행동을 하거나 경찰에 붙잡힌 뒤 공범의 주거지를 불면 살인자를 고용해 중국의 인질들을 살해하거나 불구로 만든다”고 말했다.

A씨는 입국 전 그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했다고 했다. 경찰에 잡힌 행동책 중 한 명이 공범을 자백해 한국 행동책들이 일망타진되자 총책은 5000위안(약 75만원)에 살인자를 고용해 그의 어린 아들의 양 손목 등을 잘랐다.

A씨는 “중국 총책들은 한국에서 행동책으로 활동하는 중국인들의 자녀를 볼모로 잡고 있다. 말을 듣지 않으면 킬러를 고용해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한다. 제 12살 난 아들도 인질로 잡혀 있다. 아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까봐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너무 무섭다”고 했다.

A씨는 여행비자로 입국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을 각오하고 일자리를 찾아 왔다. 한국의 조직책임자들은 이런 중국인들에게 일거리를 미끼로 접근한다. 식당, 공장 등에 취직시켜 준 뒤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 행동책으로 활용한다. 이들에게는 경찰에 잡힐 가능성이 높은 현금인출과 송금 업무가 맡겨진다. 국내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대부분 중국과 타이완 출신 불법체류자인 이유다.
 
A씨는 공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한 뒤 "내가 죽더라도 아들만은 살려야 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