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집] 그림속에 담은 가족과의 '여름 추억'

    입력 : 2008.09.01 03:44

    시골 외갓집에서의 체험… 아빠와의 수영시합…
    손주와 자녀에 대한 따뜻한 사랑 묻어나는 작품도

    충북 제천 남당초등학교 4학년 이상영 어린이의〈사진 속 우리가족〉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한 피서여행, 놀이동산 나들이, 포도와 옥수수 따기 등 각종 체험,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댁 방문…. 지난 8월 20일 접수를 마감한 《가족그림 그리기 축제》 5회차 입상작들은 가족들이 함께했던 다양한 '여름의 기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여름, 이렇게 보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박재한 군은 보기만해도 으스스하게 시원한 〈시원한 등목〉을 그려서 입상했다. 시골 삼촌댁에서 일주일 동안 소에게 여물도 주고, 김매고, 고추도 따는 등 농사일을 거들면서 저녁엔 시원한 지하수로 삼촌과 등목 하는 모습을 그린 것. 초등학교 3학년 문정희 양은 오징어와 온갖 생선, 다시마와 고추까지 뙤약볕에 널어 말리는 모습을 담은 〈바닷가 풍경〉으로, 김정윤(초2) 양도 핑크색 비키니를 입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 〈해운대에서 즐거운 하루〉로 입상했다. 외갓집에서 게를 잡은 사연을 그린 김우, 가족이 함께 포도따기 체험을 다녀온 오서철, 할아버지댁에서 낚시했던 기억을 보낸 양원일, 할머니와 함께 옥수수를 땄던 체험을 그린 문기헌 어린이도 입상했다.
    (왼쪽부터) 공민서〈아빠와 수영 겨루기〉. 김준형〈우리가족 머리가 쭈뼛거린 날〉. 임현아〈잠들면 천사…〉

    놀이동산에서 놀았던 기억은 매회 빠지지 않는 소재이다. 김준형 어린이는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모두의 머리카락이 하늘로 곤두선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가족끼리 게임이나 스포츠로 실력을 겨루는 모습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공민서 어린이는 아빠와 수영시합한 그림을, 김현우 어린이는 책상다리를 하고 아빠와 마주앉아 내기바둑(아들이 이기면 아이스크림, 아빠가 이기면 아빠 발 씻어드리기)을 두는 장면으로 입상했다. 대구의 권현자씨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이 그린 〈우리가족 여름 풍경〉으로 입상했다. 선풍기를 튼 방안에서 네 식구가 생수와 부채, 수박 등을 총동원해 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풍경이다.

    이상영 어린이는 독특한 구도의 그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족피서를 떠나기 전날 밤 기념 촬영하는 모습을 사진을 찍는 사람 뒤에서 그린 구도로 "카메라의 뷰파인더 속에 비춰진 인물을 통해서 1인칭적 시각을 유도하면서도 관찰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상황설정이 탁월한 작품"(미술평론가 송만용)이라는 평을 받았다.

    할머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

    어른에 대한 효심(孝心)을 담은 그림은 언제나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든다. 오연정 어린이는 주유소에서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그렸고, 황소정 어린이는 〈우리 아빠는 소방관〉이란 제목으로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출하는 소방관의 활약상을 리얼하게 묘사했다. 홍성원씨는 딸이 그린 남성전용 미용사 아빠의 일하는 모습으로 입상했다. 중학교 3학년인 박현지 양은 '일 때문에 2주일에 한번씩 집에 오시는 아빠'의 모습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스케치해서 입상했다. 박 양은 "사흘 동안 그리면서 아빠 얼굴을 실컷 봤다"며 "생각보다 아빠 얼굴에 주름살이 많았다"고 적었다. 초등학교 4학년 김주희 어린이는 아빠, 엄마, 언니 그리고 자신의 일과를 도화지를 4등분해 그려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다. 우정인 어린이는 올해 100살인 증조할머니댁을 찾아 증조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함께 먹는 즐거운 한때를 그렸다.

    우리 소중한 천사들

    손주와 자녀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정이 묻어나는 작품도 많았다. 이월영씨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외손녀가 갓 돌이 지났을 때 모습을 그린 〈외출 준비 중이에요〉로 입상했다. 외손녀가 엄마를 따라 머리카락을 돌돌 마는 기구를 끼운 귀여운 모습이다. 임현아(38)씨는 네 살짜리 딸이 새근새근 잠자는 모습을 생생한 수채화로 그린 〈잠들면 천사〉로 입상했다. 임씨는 "눈만 뜨면 화장대 서랍부터 신발장까지 온통 뒤집어 놓지만 잠들면 천사가 따로 없다"고 적었다. 김혜경씨는 "발달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유일한 취미"라며 놀이동산에서 즐거웠던 장면을 그린 아들의 그림을 보내왔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