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사랑] 인재 등용

조선일보
  • 이덕일·역사평론가
    입력 2008.08.28 22:51 | 수정 2008.09.01 08:48

    인재가 초빙에 응하기를 갈구한다는 뜻의 고사 중에 '한 번 목욕할 때 세 번이나 머리카락을 잡으며(三握髮), 한 번 식사할 때 세 번이나 밥을 뱉으며(三吐哺)'라는 말이 있다. '사기(史記)' 노주공(魯周公) 세가(世家)에 나오는 말인데, 주공(周公)이 조카 성왕(成王)을 대신해 섭정할 때 선비(士)가 왔다는 말을 들으면 세 번씩이나 목욕과 식사를 중단하고 맨발로 뛰어나가 맞았다는 것이다. 주공은 봉지(封地)인 노(魯) 땅으로 가는 그의 아들 백금(伯禽)에게 이렇게 하면서도 "오히려 천하의 현인을 잃을까 걱정했다"고 훈계하고 있다. 주공이 왜 성인(聖人)으로 추앙받는지를 말해주는 고사이다.

    최한기(崔漢綺)는 '선인문(選人門)'에서 '만인 중에서 특별히 한두 사람을 뽑을 때 온 세상이 다 놀라는 것은 잘된 선거가 아니고 만백성이 다 신복하는 것이 잘된 선거이며, 그 당류(黨類)들만이 잘됐다고 칭찬하는 것은 잘된 선거가 아니고 어리석은 사람들까지 다 칭찬하는 것이 잘된 선거이다'라고 말했다. 장(長)에 대한 충성이나 소속 당파보다는 인품과 실력을 보고 등용하라는 말이다. 미수 허목(許穆)은 '기언(記言)'의 '말과 용모로 인재를 취하는 것을 논하는 소〔論言貌取人疏〕'에서 병조(兵曹)의 무사를 뽑을 때 대상자의 용모와 말을 가지고 뽑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칼 쓰기〔擊劍〕, 말 타기, 활 쏘기'로 사람을 뽑는 것만 못하다고 주장했다. 용모와 말로 뽑으면 외모와 말에 능한 자가 뽑힐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맹자(孟子)' 등문공조에는 '천하를 위하여 사람을 얻는 것을 인이라고 한다〔爲天下得人者謂之仁〕'는 구절이 있다. 인재 발탁이 인(仁)으로까지 높여진 것은 천하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재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역(周易)' 둔괘(屯卦)에는 '귀한 몸이 미천한 곳까지 낮추면 크게 민심을 얻는다〔以貴下賤 大得民也〕'라고 말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이 인사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이라도 자신을 낮추고 인재를 우대한 주공(周公)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해결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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