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역사를 지닌 도서정보 전문지 〈출판저널〉이 휴간한다. '출판문화 정론지' '국내외 지식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우리 문화의 큰 붓'을 표방해 온 잡지가 경영악화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출판저널〉은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인 9월호(통권 394호)를 마지막으로 '복간 기약 없이' 휴간을 맞는다.
〈출판저널〉은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당시 한국출판금고)이 1987년 7월 격주간 종합 서평지로 창간해 2002년 6월까지 15년간 발행했으며,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발행권을 인수해 이듬해 2월 월간지로 개편해 발간해 왔다. 당시 7개월의 공백을 재창간 준비 과정으로 해석하면, 이번이 사실상 첫 휴간인 셈이다. 재단측은 약정에 따라 출협에게 지원금을 주되 그 규모를 매년 삭감했으며, 올해 마지막인 지원금의 규모는 1억원 미만이다.
〈출판저널〉은 발행 초만 해도 '국내 유일의 전문 서평지'로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저자 인터뷰, 신·구간 소개, 전문가 서평, 출판계 현안 등을 담아 현재 1부 6000원(1년 정기구독료 6만5000원)에 판매되는 이 잡지는 출판·도서 분야 관계자가 주요 독자였다. "〈출판저널〉 전성기엔 게재된 글이 다른 여러 매체에 인용돼 회자됐다"고 관계자들은 회고한다.
이 월간지가 퇴장하게 된 것은 일간지·인터넷의 속보성을 따를 수 없는 월간지로서의 한계, 궁극적으로는 독서 인구의 감소가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출판문화 진흥에 힘써야 할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출판 정보지 하나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장동석 편집장은 "책 정보의 공유·확산이란 공익성 때문에 태동했고 아직도 그 가치가 유효한데, 상업적 이유 때문에 전문지를 휴간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