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불온서적' 23권 열독운동?

입력 2008.08.01 16:53 | 수정 2008.08.01 16:53

"국방부에서 친히 좋은 책 23권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국방부가 서적 23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이들 책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 추천도서'라며 오히려 열독 열풍이 부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1일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2008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 23선 공개' 특별 판매전을 열었다. 오는 31일까지 서적 목록 중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200자평을 댓글로 달면 200명에게 1000원 적립금을 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네티즌 반응은 폭발적이다. '반정부·반미 도서'로 불온서적 명단에 오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경우 알라딘에서 평소 5~10권 정도 판매됐으나, 국방부 발표일인 31일 오후에는 90여권이 판매됐다.


'반자본주의책'으로 선정된 '삼성왕국의 게릴라들'도 판매량이 10배 정도 증가했으며, '북한찬양'서적으로 분류된 '대한민국 사'도 평소보다 8배 이상 팔렸다.

인터넷서점 'YES24'에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지난달 31일에만 140권이 팔렸다. 7월 하루 평균 판매량인 20권보다 무려 7배나 늘어났다.

아이디 '하늘다람쥐'라는 네티즌은 알라딘 100자 평에서 "국방부에서 제가 아끼고 좋아하는 훌륭한 책을 추천해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아이디 '나무처럼'도 "이 책을 단숨에 읽고 어떻게 하면 널리 입소문을 낼까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 국방부의 도움을 이렇게 받을 줄 몰랐다"고 의견을 표시했다. 아이디 '업쩝이'는 "간만에 저의 독서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며 "반성과 함께 읽은 책은 다시 읽고 못 읽었던 책은 정독, 통독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총 23권의 '불온서적' 리스트를 공개하고, '군내 불온서적 반입 차단책'으로 불온서적 취득시 즉시 기무부대 통보, 휴가 및 외출·외박 복귀자의 반입 물품 확인, 우편물 반입시 간부 입회하에 본인 개봉(확인) 등을 제시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분류한 서적들은  북한찬양도서=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지상에 숟가락 하나  반정부 반미 도서=나쁜 사마리아인들, 대한민국 사, 소금꽃나무  반자본주의도서=삼성왕국의 게릴라들  불온서적 선정 도서=나쁜 사마리아인들, 지상에 숟가락 하나, 대한민국 사, 소금꽃나무,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우리역사이야기1, 우리들의 하나님, 세계화의 덫, 역사는 한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김남주 평전, 꽃속에 피가 흐른다, 북한의 우리식 문화, 정복은 계속된다, 통일 우리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21세기 철학이야기 등이다.

군 관계자는 "사회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도 군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작년엔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와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 등도 반입이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온 서적'이란 명칭과 관련해선 "이런 오래된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저자들과 출판사, 네티즌들은 "일반 서점가에서 이미 팔리고 있고 일부는 '베스트셀러'인데 군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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