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Why pedia!] 불법행위자의 초상권은 보호대상 안돼 "범죄사실 보도로 인한 공익이 더 크다"

조선일보
  • 이인묵 기자
    입력 2008.08.02 02:51 | 수정 2008.08.02 22:09

    불법 행위자의 초상권(肖像權)은 어느 선까지 보호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공장소에서 범법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을 보도용으로 촬영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황선기 변호사는 "(보도사진에서 초상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까닭은) 범죄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얻는 공익이 개인의 초상권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상권은 개인이 자신의 겉모습을 담은 사진, 그림 등의 사용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보통 초상권은 폭넓게 인정된다. 헌법으로 보장되는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를 사진으로 찍거나 매체를 통해 배포하려면 반드시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사진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허락을 받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 상대의 초상권을 침해한 것이 된다.

    초상권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보도용 사진 촬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검찰에 출두하는 범죄자를 찍을 수도 없고,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을 찍을 수도 없다. 범죄자가 사진 촬영에 동의할 리 없고, 경기장에 모인 사람 모두에게 촬영 동의를 받을 수 있을 리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진 취재가 가능한 걸까. '공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초상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인(公人)의 공적인 활동을 찍는 것은 초상권 침해가 아니다. 신문에서 비리 공무원·탈세 기업인·뇌물 정치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공인이기 때문이고,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공공장소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적인 보도 사진이라고 초상권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다. 공공장소라고 해도 특정 개인의 사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사진을 찍으면 초상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놀이공원에 모인 사람 수십 명을 찍는 것은 괜찮지만, 손을 잡고 걸어가는 남녀를 클로즈업해서 찍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놀이공원은 공공장소지만 연애는 개인적이기 때문이다.

    강병국 사진기자협회 고문 변호사는 "초상권 문제는 공공의 이익과 개인적인 권리를 저울에 올려놓고 어느 쪽이 무거운가를 재는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며 "두 권리의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에 확고한 기준이 있다기보다 각 사안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온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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