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종부세 딜레마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08.07.28 03:11

    한나라, 감면하자니 '부자당' 비판 겁나
    민주, 고집하자니 '세금당' 비난 두려워

    여야(與野)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어떻게 손볼 것인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한나라당은 "종부세 부담을 감면해야 한다"면서도 '2% 부자당'이라는 야당의 비난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민주당은 "종부세를 손보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은퇴한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를 잠정 유예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27일 종부세 완화에 대해 "아직까지 당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며 "종부세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편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임 의장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재산세보다는 거래세 완화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살려보자는 취지였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번 주에 종부세 당론을 정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강남이 지역구인 이종구 의원이 종부세 과세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1가구 1주택자 중 60세 이상, 3600만원 이하 소득자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내용의 법안을 냈다. 한나라당은 "당론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대선 공약이었던 종부세 손질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야당들이 "2% 부자만을 위한 정당임이 확인됐다"며 종부세 완화 방안에 제동을 걸자, 한나라당은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종부세 완화로는 부자를 대변하고,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들을 압박한다"며 정체성에 초점을 둔 대여 공세를 펼쳤다. 정세균 대표는 "감세(減稅)를 통해 자산가들에게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종부세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작년 대선과 올해 총선을 거치며 '세금당'이라는 비난을 들었던 민주당은 "거래세는 내리겠다"며 관련 법안을 냈고, 종부세에 대해서도 김종률, 이용섭 의원 등이 은퇴 고령자 중 실소유자에 대해선 종부세를 일시 유예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박병석 당 정책위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유세는 현실화하고 거래세를 낮추자는 것이 당론이지만, 개별 의원들이 낸 종부세 개정안에 대해선 서민보호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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