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청자 짜증 키우는 방송광고 왜 늘리려 안달인가

조선일보
입력 2008.07.25 22:54

문화체육관광부가 24일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를 크게 늘리는 '방송영상콘텐츠 육성방안'을 내놓았다. 방송법 시행령에 전체 방송시간의 1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는 광고시간을 15%까지 확대하고 광고요금도 10~20%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에 상품 간접광고(PPL)와 중간광고를 허용한다는 방안도 들어 있다.

대부분 시청자는 지금도 TV에 광고가 너무 많다고 짜증스러워하고 있다. 광고시간도 캠페인광고, 토막광고, 시보(時報)광고 같은 편법광고까지 합치면 방송시간의 10%를 훌쩍 넘긴 지 오래다. 여기에 중간광고와 간접광고까지 수시로 끼어들면 시청자들은 뭐가 광고이고 뭐가 프로그램인지도 모를 광고 홍수에 빠지게 될 것이다.

방송법 시행령은 일부 스포츠 중계 말고는 중간광고를 금한다. 10~15분마다 튀어나와 프로그램 흐름을 끊고 시청자를 들볶아대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방송위원회가 중간광고 허용안을 통과시키고도 시행령을 고치지 못한 것도 시청자 반발 탓이었다. 당시 국민의 70.6%가 중간광고에 반대해 찬성 15%를 압도했다.

간접광고는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서 특정 상품을 소품이나 배경으로 슬며시 등장시켜 '프로그램과 광고의 구분 원칙'을 무너뜨린다. 그래서 독일 미디어위원회는 간접광고를 '은폐광고'라고 부른다. 시청자에 대한 사기(詐欺) 행위로 본다는 얘기다. 실제로 독일 법원은 간접광고 프로그램 제작자에 사기죄를 적용해 처벌하고, 프랑스 시청각위원회도 방송사에 거액의 벌금을 물린다.

노무현 정권은 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가 방송 아니었으면 대통령이 됐겠느냐"고 한 이래 내내 정권의 전위대 노릇을 해준 공영방송들에 '떡'을 쥐어주려 애썼다. 그러고도 결국 낮 방송만 허용해 줬을 뿐 갖가지 광고 확대 시도들은 실패했다. 광고 확대가 누구보다 전파(電波)의 주인인 시청자를 괴롭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은 KBS에 왜 수신료를 내야 하는지, 그것도 전기요금 고지서에 합쳐 강제로 납부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를 만큼 공영방송에 환멸과 염증을 느끼고 있다. un.com/nation/nationView.jsp?id=56" name=focus_link>미국산 쇠고기 파동 와중에 이른바 공영방송들이 해온 보도행태만 봐도 방송이 정부를 전복하려는 좌파세력의 전진기지처럼 돼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그런 방송의 뱃속을 더 불려주지 못해 안달이니 과연 제정신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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