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악(惡)에 적극 개입

입력 2008.07.25 03:44

美 대선 후보 외교 철학 <下> 매케인
"자유수호 위해 필요" 측근도 네오콘 많아
북한에 강경한 입장 "이라크 전쟁은 정당"

"오바마(Obama)는 이라크를 방문하고도, 정해진 스케줄에 따른 미군 철군을 계속 주장해 '현장의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은 2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이상주의에 젖어 이라크 사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케인은 특히 오바마가 주장하는 '무조건 철군'은 미국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명예로운 철군'을 주장했다.

매케인의 '명예로운 철군'은 '현실적 이상주의'로 대변되는 그의 외교 철학을 대변한다. 즉, '강력한 미국'이라는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인 철군은 가급적 명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그의 외교적 입장은 미국의 힘에 의존하는 신보수주의자들(네오콘)의 입김을 많이 받는다는 지적도 받는다.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그린 대형 그림이 23일 연례‘코믹콘 인터내셔널’행사가 열리고 있는 미샌디에이고 코믹콘 컨벤션에 전시돼 있다. 이 그림은 미국의 만화책 출판사인 IDW 퍼블리싱이 10월에 내놓을 만화책의 표지다. /로이터 뉴시스
매케인 외교 철학의 생성 배경=해군 제독이었던 매케인의 부친은 1965년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과 가까웠던 도미니카공화국을 침공해 친미(親美) 정부를 세웠다.

미국 내 비판에 대해 부친은 "사람들은 강한 자를 존경하고 강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매케인은 해사(海士) 졸업 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어떤 전쟁이든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신이 참전한 베트남전쟁에서 5년 반 포로 생활을 한 뒤, 무력 사용을 극히 제한적으로 지지해 왔다. 1980년대 초 정계 입문 뒤에는 '모든 전쟁에 미국이 다 나설 필요는 없다'는 이른바 '파월 독트린(Powell Doctrine)'을 충실히 따랐다. 그는 1983년 하원 초선의원 시절, 로널드 레이건(Reagan) 대통령의 레바논 미군 파병을 반대했다.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왕따'가 됐지만, 얼마 뒤 자살 폭탄 테러로 베이루트에서 미군 241명이 숨지자 그의 주장이 옳았음이 입증됐다.

제한적에서 적극적 개입으로 선회=매케인은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생각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고 뉴리퍼블릭지(誌)는 분석했다.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이 1차 걸프전에서 압승하자 그는 '자신감'이 생겼다. 매케인은 나아가 "미국의 가치인 자유와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그의 외교정책은 미국의 적극적인 해외 개입으로 선회했다.

그는 1995년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마을에서 발생한 무슬림 8000여명의 대학살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매케인은 당시 인터뷰에서 "그런 비극을 종식하려면 무력 동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위한 무력 사용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의 이라크전쟁이었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이 전쟁을 ▲독재자 사담 후세인 제거와 ▲대량살상무기 개발 중단이라는 두 가지 명분 때문에 지지했다.

주변엔 네오콘 포진=매케인은 자신의 우상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루스벨트는 '세계 속에 책임 있는 미국, 강한 미국'을 주창했던 인물이다. 네오콘들이 주도한 루스벨트에 대한 재평가를 매케인이 수용한 결과다.

네오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정치평론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장 윌리엄 크리
스톨(Kristol)은 매케인과 허물없이 전화하는 사이다. 크리스톨과 함께 '이라크 해방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든 랜디 슈네먼(Scheunemann)은 매케인 의원의 외교정책을 총괄한다.

하지만 매케인은 동시에 카터 행정부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Brzezinski) 전 국가안보 보좌관, 부시 전 행정부의 제임스 베이커(Baker) 전 국무장관과 브렌트 스카우크로프트(Scowcroft) 전 국가안보 보좌관, 닉슨 행정부의 헨리 키신저(Kissinger) 전 국무장관 등 '현실주의자(realist)'들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인다. 미 언론은 그래서 그가 "네오콘과 현실론자들 사이를 오가는 듯한 행보를 취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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