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특성 따라 10~40단계 맞춤 교재로 강의

입력 2008.07.07 02:57

하버드 경제학도의 교육사업 성공기

지난 1997년 하버드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김준회(30·미국명 데이비드 김)씨와 짐 나랑가(생화학과·태국 출신), 제프리 랜드(수학과·미국 메릴랜드 출신)씨는 학기 중 학비를 벌기로 의기투합했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하버드 기숙사에서 개인 과외를 하거나 보스턴 인근의 가난한 공립학교를 찾았다. 아르바이트 삼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SAT와 수학, 역사 과목을 가르쳤던 것이다. 세 사람은 용돈벌이에 골몰하지 않았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며 '공부의 이유'를 찾게 도왔다.

김승완 기자wanfoto@chosun.com 김재승씨<왼쪽>와 아들 준회씨.

김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C2 에듀케이션'이란 입시학원을 차렸다. 하버드 경제학과 졸업생이 주로 가는 코스인 '매킨지'나 '골드만삭스'를 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버지 김재승(57)씨는 아들의 선택을 굳이 말리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까무러칠 정도로 반대했다. "3년간 해보고 안 되면 의학전문대학원에 간다"는 조건으로 겨우 승낙을 받았다.

최근 내한해 기자와 만난 준회씨는 "하버드 시절 많은 학생들을 만나 가르치며 나름의 교육철학을 갖게 됐다"며 "공부를 하라고 다그치기보다 학생들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공부 동기를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지식 전달보다 카운슬링으로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간 것이다.

"언젠가 고교 12학년에 다니는 학생이 부모와 함께 찾아왔어요. 그는 실패에 익숙해 있었고 사회성도 떨어져 공부를 포기한 상태였지요. 그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줬어요. 먼저 가난한 이웃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며 주위를 둘러보게 했고, 일자리를 구해 땀의 대가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2년제 전문대학에 입학했고 명문대학인 버지니아대(UVA)에 편입, 졸업까지 마쳤습니다. 또래에 비해 3, 4년 늦게 대학문을 나섰지만 당당히 뉴욕 월가에 진입했습니다."

준회씨는 볼티모어에서 학원사업을 시작했다. 8년 만에 미국 전역에 110개 학원이 세워졌다. 현재 수강생 수는 1만5000명. 미국 현지에서도 성공한 학원으로 꼽힌다. SAT ⅠⅡ, ACT, AP 등 각종 시험이나 SSAT 특목고 입학시험을 대비하는 커리큘럼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C2 에듀케이션'은 초등부터 고3까지 소그룹으로 학생을 가르친다. 학생들의 특성을 꼼꼼히 따져 10~40단계로 분류한다. 교재는 이미 하버드 시절 만들어 검증을 마쳤다. 그는 "학생에 대한 정확한 진단 시스템을 만들어 레벨별로 학생을 가르친 것이 효과를 봤다"고 귀띔했다.

현재 C2는 미국 백인 주류 계층 학생들이 주 고객이며 아시아계 학생도 30%는 된다. 워싱턴, 일리노이, 텍사스, 조지아, 플로리다, 버지니아, 메릴랜드, 필라델피아, 뉴저지 등지에서 '낙제학생방지(NCLB: No Child Left Behind)' 공식업체로 선정, 연방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학업 부진아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버지 김씨는 "단순한 입시 위주의 접근이 아닌 학생들의 성취도와 학업능력에 따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디자인해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전체 수익의 20%가량을 새로운 교수법이나 커리큘럼 개발 등 R&D에 투자한다는 점도 C2의 강점이다. 준회씨는 "온라인을 통해 강사들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한다"며 "규모 면에서 훨씬 커졌지만 품질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