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7월 7일자)는 폭력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의 촛불시위를 민주주의의 미성숙으로 인해 권위주의시대의 습관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민주주의학 전문가인 래리 다이아몬드(Diamond) 스탠퍼드대 교수의 말을 인용, "현재 촛불시위의 주모자들은 1980년대 군부 독재에 저항하며 성장했던 과격한 반미 좌파 세대로 이들은 시민단체와 미디어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독재자에 저항하며 갈고 닦은 똑같은 강경 전술을 현재는 민주적인 지도자를 훼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촛불시위의 발단 및 전개 과정에 대해서도 과장된 미디어와 좌파 시민단체의 선동이 있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광우병에 대한 과장된 미디어 보도가 많은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을 거리로 몰아 촛불시위에 참여하게 했다"며 "학생들은 곧 공격적인 노조를 포함한 다양한 좌파 시민그룹의 선동가들에게 압도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방만한 지출을 줄이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다른 의제(agenda)에 항의하는 구실로 쇠고기 수입 반대의 대의(大義)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가 20년밖에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며 "군부 독재 혹은 권위주의시대에 형성된 습관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잡지는 12월 대선에서 패배한 진영은 직접적으로 선거결과를 부정하는 대신에 중간에 끼어들어 방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민주적 과잉은 국가 이익을 훼손한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가령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화로 엄청난 수혜를 입은 한국의 자유무역 협상을 추진했으나 이런 목표가 미끄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적 공격이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으로 치달을 때 유권자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음을 거론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역풍을 맞았듯이 많은 유권자들이 현재의 시위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대, 신문사도 표적으로 폭행과 파괴활동'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시위의 규모는 6월 10일을 정점으로 축소되는 경향이지만 일반 시민의 참가가 격감하는 동시에 이명박 정권의 퇴진을 진심으로 바라는 전투적 멤버들의 (시위 참여) 비율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좌파계 신문과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반발하는 공영·반관반민(半官半民)의 주요 방송국은 '경찰의 과잉 진압'을 강조하는 등 시위대에 호의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 '비폭력적 시민 시위'라고 주장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이날 '한국 반정부 집회가 격화, 신문사를 습격'이란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폭도화(暴徒化)한 일부 시위대가 신문사를 습격하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집회를 주도해온 시민단체의 홈페이지에도 폭력행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집결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력 2008.06.30. 02:42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