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7시쯤 자진 해산했다가 오후 5시쯤 다시 모여든 1500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2만명)의 촛불 시위대가 종각 사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다 오전 2시 현재 대부분 해산했다.
경찰은 오전 0시30분쯤 종각사거리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를 인도 방향으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큰 물리적 충돌 없었으며 약 5분만에 시위대는 인도로 밀려났다. 현재 2개 차선을 제외하고 광화문·종로 양방향 통행이 재개됐다.
29일 새벽까지 벌어졌던 시위와 달리, 이날 종로 집회에는 시위대와 경찰 양쪽 모두 폭력과 강경 진압을 자제했다. 시위대는 종각사거리 보신각 앞 도로와 인도에서 탑골공원 사거리까지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아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경찰은 종각사거리 주요 횡단보도를 차벽으로 통제했지만 한 블록 너머 횡단보도 이동은 통제하지 않았다.
비폭력 대치가 이어지자 한 초등학교생이 경찰에게 다가와 도너츠를 주고 가기도 했다. 전경들과 시민들은 대처하는 상황에서도 서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후 9시 34분부터 “불법 집회를 해산해달라”는 세 차례에 걸친 종로경찰서장의 방송에 야유로 대응하며 현재 큰 충돌 없이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집회에는 송영길, 최문순 의원 등 민주당 의원 9명도 참석했다. 오후 11시쯤 종로경찰서장이 시위대 앞 쪽에서 의원들을 만나 “오늘 경찰이 평화적 시위를 보장했다. 그런데 도로 점거해 교통이 막혀있으니 2개 차선만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지금 평화집회하고 있고 시간이 되면 자진해산할 것으로 안다”며 거부했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대한 강경 진압 방침을 밝힌 가운데, 경찰이 집회 현장인 서울시청 앞 광장 일대를 원천 봉쇄하고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경찰은 120개 중대, 9000여 명의 병력을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집중 배치했다.
이날 오후 7시 10분쯤 경찰은 서울광장에서 종로 쪽으로 향하던 시위대를 인도 쪽으로 내몰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시위대는 차도에서 벗어나 인도로 뿔뿔이 흩어졌다.
오후 7시 30분쯤 경찰이 물러나자 시위대 1000여 명이 다시 서울 종로2가 도로와 종각사거리 쪽으로 나와 차선을 점거했다.
◆1박2일로 이어진 촛불시위
대낮 기습시위를 시작으로 2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최소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쏟아져나왔고 경찰은 살수차를 대거 동원해 조기 진압에 나섰지만 극렬한 대치양상이 반복되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강경모드로 전환한 경찰의 해산방식에 시위대가 반발하며 시위양상이 격렬하게 바뀌었다.
28일 저녁 서울광장에는 오후 5시부터 이미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해 집회 시작을 앞두고는 경찰 추산 9000여명이 운집해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대한문 앞 문화제 행사가 끝난 오후 8시 30분을 전후해 참가자수는 2만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20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촛불시위대는 문화제 행사가 끝난 오후 8시 30분쯤 세종로와 을지로로 나눠 행진을 시작했다. 코리아나 호텔 앞쪽에 세워진 차벽에 막혀 거리 행진이 봉쇄되자 계란 등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태평로와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위대와 대치하던 경찰은 오후 8시50분부터 물대포와 소화분말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쏘지마"를 외치던 시위대도 전경 버스에 지름 1.5㎝ 크기의 철제 로프를 연결해 끌어 당기고, 소방호스를 이용해 경찰을 향해 물을 뿌리며 경찰에 맞섰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물병과 캔을 던졌고 경찰도 물병과 돌을 시위대를 향해 던지면서 일부 전경과 시위대가 피를 흘리는 부상을 입었다.
오후 9시30분쯤엔 목에 깁스를 한 안민석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경찰 저지선을 등지고 스크럼을 짜 경찰에 맞섰고, 이후 물대포가 잠시 잦아 들기도 했지만 오후 10시30분쯤 경찰은 다시 인도에까지 물대포를 발사했다. 살수차 물대포를 맞아 부상을 입은 시위대 5명이 인근 커피숍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0시쯤 광화문 사거리에 전경버스로 구축해 놓은 저지선이 시위대에 의해 뚫리자 방패로 시위대를 밀어냈다. 경찰은 방패나 곤봉으로 시위대를 위협하거나 때렸다. 일부 시위대는 집회 해산 과정에서 고립된 전경을 둘러싼 채 플라스틱 의자, 쓰레기 등을 던졌다.
특히 전경 5-6명이 거리 위에 쓰러진 한 여성을 군홧발로 차고 곤봉으로 때려 물의를 빚고 있다. 노컷뉴스 동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0분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촛불 시위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도로 위에 쓰러져 있자 전경들이 여성을 발로 차고 진압용 곤봉으로 구타했다.
이날 전경, 시위대 모두 포함해 부상자만 1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상자들은 용산 중앙대병원, 을지로 백병원, 국립의료원 등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찢어지거나 팔이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70여명을 연행했다.
시위대는 강제해산 뒤 규모가 줄어들며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날 오전 2시부터 4000명(경찰 추산)이 종로 1가에 모여 8개 차로를 점거한 채 5시간 넘게 거리 시위를 벌이다 오전 7시쯤 자진해산했다.
28일 오후 5시쯤엔 서울시청 앞 광장에 경찰의 물대포 3대가 배치되자 시위대는 물대포 바퀴의 바람과 물을 뺐다. 또 이들을 물대포 위에 올라가 카메라에 라커칠을 하고 전기선들을 끊었다. 그리고 '고시 철회 명박퇴진', '한나라당 해체하라' 등이 적힌 스티커를 물대포에 붙였다.
시위대는 오후 5시30분쯤 현장에 있던 남대문서 오모 강력팀장을 둘러싼 뒤 "프락치 아니냐"며 1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전대협 동우회, 아고라 회원 등 시위대 800여명은 오후 3시쯤부터 서울광장에서 삼청동 안국역 방향으로 행진한 후 안국역 인근 도로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소화기를 뿌리며 시위대의 해산을 시도했으며 시위대 5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발사해 시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시위대와 대치 중이던 전경 74중대 박일권(21) 일경이 탈수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 등에 전경 175개 중대, 1만50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태평로 프레스센터와 시 의회 사이에 전경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쳤으며 광화문 사거리에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곳까지를 전경버스가 메웠다.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 8000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1만5000명)도 서울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마무리한 뒤 일부가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김광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미친 정책에 반대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요구해왔다"며 "대책회의 관계자들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강경 진압이 우리 행진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는 극단적인 의견들도 등장했다. 29일 0시6분엔 [쥐박타도] ‘이제 시민들도 무기를 들어야 합니다!’라는 글이 떴고, 0시11분엔 [명박퇴진] ‘이제 화염병 제조 해도 될 것 같습니다’라는 댓글이 올랐다. 또 중장비 관련 직종에 있는 사람들에겐 중장비를 가지고 프레스센터 앞으로 나오라고 촉구하는 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