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900명', '보수 20명'에 "죽이겠다" 협박

조선일보
  • 오현석 기자
    입력 2008.06.24 00:24 | 수정 2008.09.10 10:30

    KBS 앞에서… 경찰 간부 40분간 억류하기도
    위협 느낀 보수단체 회원들, 텐트 걷고 철수

    촛불시위대 900여명(경찰 추산)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던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을 둘러싸고 "죽여버리겠다"는 등 협박했다. 위협을 느낀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의 보호 속에 텐트를 걷고 철수했다. 이후 시위대는 경찰 간부를 다시 에워싸고 "신분증을 내라"고 요구하며 40여분간 억류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23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집회에 참가한 700여명은 오후 8시30분쯤 여의도 KBS 본관 앞으로 이동해 '아고라' '국민참여네트워크' 등 단체가 주도한 '감사원 특감반대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당시 KBS 본관 앞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고엽제전우회·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 단체 회원 20여명이 천막을 치고 "정연주 사장 퇴진" "편파방송 KBS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 중이었다.

    촛불 시위대는 이들 앞으로 몰려가 "뉴라이트 ××들 다 죽여버려" "천막 부셔버리자" "어용단체 해체하라"는 등 욕설과 협박을 퍼부었다.

    경찰들이 두 진영 사이를 가로막고 "진정해달라"고 외쳤지만, 시위대는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오히려 경찰을 압박했다. 결국 보수단체 회원들은 밤 9시50분쯤 경찰의 권유로 천막을 걷고 자진 철수했다.
    그러자 시위대는 주변에서 무전기를 들고 있던 영등포경찰서 경비과 직원들을 에워쌌다. 일부 시위대가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복 차림의 한 경찰에게 다가가 "왜 사진을 찍냐"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며 밀쳤다.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계속되자 멀리서 시위를 지켜보던 영등포경찰서 김병록 경비과장이 다가가 "나는 영등포 경비과장이고, 이 사람은 우리 직원이니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김 과장에게도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김 과장이 "(경찰관이 시위대에) 신분증을 제시할 의무는 없다"고 하자, 시위대는 "경찰 ××는 신분증을 안 갖고 다녀도 되나"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제발 좀 그만하자"고 다가온 영등포서 경비과 한 직원은 시위대에 의해 50m 정도 끌려가다 한 시위대가 휘두른 주먹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비과 직원들을 40분 정도 에워싼 채 풀어주지 않다가, 일부 참가자가 "경찰을 계속 잡고 있으면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설득하자 경찰들을 풀어줬다.

    한편, 이날 오후 보수단체 회원과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로 주먹다툼을 벌여,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영등포경찰서는 이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3일 오후 6시 50분쯤 서울 시청 앞 광장. 이날 7시부터 열린 촛불집회엔 경찰추산 9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8시30분, 세종로 등에서 거리행진을 한뒤 전철 등을 이용해 여의도 KBS 앞으로 이동해 함께 'KBS 수호' 등의 구호을 외쳤다.
    djust>♣ 반론보도문
    ▲6월 24일자 10면 KBS 앞 폭력사태 기사와 관련, '주먹다툼 끝에 병원에 실려갔다'고 보도된 박모(여)씨는 촛불시위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1인 시위를 하다가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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