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가면 반드시 들러줘야 하는 코스가 있으니 바로 면세점. 특히 꾸준한 '베스트셀러'라면 시중에서 사는 것보다 꽤 괜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과소비'는 아닌 셈이다. 국내 뷰티 및 쇼핑 전문가들에게 많고 많은 면세점 화장품 중 '알짜'만 골라서 사는 법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국내'희귀품'을 추천

뷰티 칼럼니스트 이나경씨는 "비교적 중저가인 니나리찌나 지방시, 입 생 로랑 제품 등, 국내 백화점에서 철수했거나 혹은 입점되진 않았지만 제품력이 우수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며 "색감이 뛰어난 입 생 로랑 립스틱을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해외 면세점에서 구매하면 좋은 아이템도 있다. 손대식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색조 전문 나르스의 경우, 색감이 뛰어나고 국내 구입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면 바로 수집해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에만 나오는 트레블 키트(여행용 묶음)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가격에 비해 이것저것 구색을 갖춰놓은 것이 많다.

◆면세점이라고 다 해외 상품? 국내 브랜드 인기!

면세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항 쪽에서는 누구나 잘 아는 유명 브랜드가, 시내 면세점의 경우 디올이나 랑콤뿐만 아니라 국내 백화점에서 찾기 힘든 상품 등이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신라 면세점 마케팅팀 정혜진 주임은 "BB크림의 원조로 알려진 독일의 닥터 슈라멕의 블레미쉬 밤의 경우 30mL에 77달러인데도 면세점 베스트 상품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수입 명품 브랜드만 인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뷰티 컨설턴트인 피현정 브레인 파이 대표는 "설화수의 경우 국내에서만 살 수 있는 데다 백화점 판매용 아이템과 면세점 아이템의 차이가 거의 없어 면세점에 가면 반드시 꼭 사게 된다"고 말했다. AK 면세점 마케팅팀 남궁희 주임은 "면세점이라고 해서 해외 제품이 최고 인기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국내 고급 브랜드 매출이 월등한 경우가 상당수"라며 "특히 설화수의 윤조 에센스의 경우 다른 일반 제품의 1.5~2배 가까이 매출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에선 묶음 판매를 노려라

AK 면세점 화장품 MD 장현진 대리는 "보통 히트 상품을 묶은 제품들이 역시 판매량도 높다"라면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에스티 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가 면세점용 세트로 출시될 경우 본사에 몇 천 개씩 선(先)주문을 넣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1초에 4개, 한국에서만 1분에 1.6개가 팔린다는 랑콤의 'UV 엑스퍼트 뉴로쉴드 SPF 50(사진)'의 경우 30㎖ 한 개에 백화점가격은 5만6000원, 면세점 가격은 47달러(6월 현재)다. 재미있는 것은 2개 묶음 상품이 1개만 있는 제품보다 더 많이 팔린다는 사실이다. 장 대리는 "면세 가격도 시중가보다 싼 데다, 2개 묶음의 경우 업체 측에서 보통 10% 이상 할인한 가격으로 내놓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다"고 말했다. 하나에 47달러지만, 2개들이는 85달러다. 지금은 환율이 많이 올랐지만 달러당 900원대였을 때만 해도, VIP카드 할인까지 적용하면 시중가보다 40% 이상 싼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