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만나 "(인사쇄신이) 국민 눈높이를 충족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국민 정서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고소영·강부자' 같은 이야기가 쏙 들어가게 하는 참신한 쇄신이 돼야 한다"고 주문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대통령은 이 총재의 여러 국정현안 이야기를 주의깊게 경청했다고 한다. 지난 번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만났을 때 "나도 얘기 좀 합시다"라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대통령의 입보다 대통령의 귀가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는 데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대통령은 지난 5월 말부터 쇠고기 정국과 관련해 정당 대표와 종교계 지도자들을 두루 만났다. 대통령이 각계 지도자뿐 아니라 가정주부나 일반 시민들의 현장 목소리도 들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대통령이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국민에게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저절로 떠오르는 법이다. 대통령에게 이제 남은 일은 행동으로 말하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 교체 여부, 개각(改閣)과 청와대 수석 개편, 정책 우선순위 재조정 등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미국에선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문제에 대한 추가협상이 진행 중이다. 하나같이 시국수습에 중요한 일들이다. 대통령의 선택이 위기를 넘기게 할 수도 있고, 더 키울 수도 있다. 대통령은 이제 그런 마음으로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입력 2008.06.15. 22:30업데이트 2008.06.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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