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한화그룹이 경쟁기업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은 14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우리는 철판 팔고, 엔진 팔려고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조선업에 쓰이는 후판(두꺼운 철판) 공급자인 포스코와,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선박 엔진을 만드는 두산그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금 사장은 "우리는 그룹 오너(owner)이자 최고경영자인 김승연 회장이 직접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며 "주로 M&A(기업인수·합병)를 통해 성장한 한화그룹의 기업문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금 사장은 한화그룹이 다우케미컬, 한양유통·동양백화점, 대한생명 등 부실기업을 인수,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로 성장시켰다는 점을 들며, "인수에 성공하면 대우조선해양에 원부자재나 납품해서 계열사들이 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의 입장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두산, GS 등 경쟁업체들은 "본선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