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까이서 쐈나?

조선일보
  • 김진명 기자
    입력 2008.06.03 00:21

    '물대포 진압' 논란… 시위대 "경찰청 훈령 어겨"
    경찰 "가장 안전한 장비… 부상당할 정도 아니다"

    지난달 31일에서 1일 새벽까지 도로를 점거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사용한 물대포에 일부 시민이 부상을 입자, 경찰이 규정을 위반하며 물대포를 썼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정해진 규정대로 물대포를 사용했다"며 물대포 사용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대포'란 집회·시위 현장에서 몰려든 인파가 앞으로 나오는 것을 막거나 대열을 흩트려놓기 위해 물줄기를 발사하는 '살수포'를 말한다. 보통 4000L쯤 물을 실을 수 있는 살수차에서 물을 분사할 수 있도록 입구가 좁게 만들어진 관을 통해 살수포의 물줄기를 내뿜는다. 거리에 따라 1000~3000rpm 정도의 출력으로 물을 분사할 수 있다. 1000rpm의 물을 사람이 맞을 경우 체표면 1㎠마다 2㎏쯤의 압력이 가해진다고 한다. 보통 스프링클러에서 뿜어나오는 물이 1㎠에 3㎏쯤 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압력이다.

    경찰이 무리해서 물대포를 썼다는 지적은, 경찰청 훈령 제279조의 '경찰장비관리규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살수차' 항목에 '20m 이내의 근거리 시위대를 향해 직접 살수포(물대포)를 쏘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이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시위대에도 물대포를 쏘았다.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때문에 1일 새벽 열린 집회에 참가했던 정모(23)씨가 물대포에 맞아 고막이 일부 파손됐고, 이모(18)군이 머리를 맞아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많은 시민이 다쳤다고 한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려던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경찰은 "살수포에 대해 단 한줄밖에 실리지 않은 훈령이 부족하다고 판단, 지난해 6월 새로 살수포 운용에 대한 경찰청장 지침을 마련했다"면서 규정을 위반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마련된 지침에는 경찰과 시위대의 몸싸움이 발생했을 때는 20m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직선으로도 물대포를 쏠 수 있도록 돼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10m 거리에서는 1000 rpm, 15m 거리에서는 1500rpm, 20m 거리에서는 2000rpm의 출력 이상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따랐다고 밝혔다. "이 정도 수압이면 시위대가 더 다가올 생각은 하기 어렵지만 사람이 다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명영수 서울경찰청 경비과장도 지난 1일 기자 브리핑에서 "물대포는 경찰 사용장구 가운데 가장 안전하며, 물대포를 맞고 부상당했다면 거짓말"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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